최근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여행과 숙박업에 진출하는 플랫폼이 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자 기존 여행사와 온라인 여행사(OTA)는 물론, 신생 플랫폼까지 여행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2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277만명으로 최근 5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에도 251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덩달아 OTA의 연간 사용자 수와 결제 금액은 2023년 5월 엔데믹 선언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전 세계 71개국에서 렌터카 서비스를 선보이는 '카모아'에서 숙박 예약 서비스 '호텔모아'를 내놨다. 렌터카와 연계되는 숙박 수요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카모아는 호텔모아를 통해 전세계 200여개국 호텔을 렌터카와 연계해 묶음 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카셰어링 플랫폼 '쏘카'도 5월 카셰어링과 전국 2만 5000개 호텔·리조트 예약이 동시에 가능한 '쏘카스테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쏘카는 향후 OTA와 연계한 여행 관련 상품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카셰어링 플랫폼에서는 주로 여행지에서 숙박과 렌터카를 동시에 이용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숙박 예약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실제 렌터카와 숙박을 연계하면 고객들은 한 플랫폼에서 보다 저렴한 비용에 두 가지를 이용할 수 있고, 플랫폼 입장에서는 매출 볼륨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같은 이종 플랫폼에서도 여행과 숙박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은 아고다와 트립닷컴, 야놀자, 클룩 등 국내외 OTA와 손잡고 여행&호텔 예약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결제 금액의 최대 10%를 캐시백해 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펀딩플랫폼 와디즈에는 여행 패키지 상품과 호텔, 펜션 등 숙박 상품까지 등장했다. 여행사나 호텔, 리조트에서 직접 펀딩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양평 한옥독채펜션은 펀딩 1만8194%를 달성하기도 했다.
앞서 2021년 컬리에서는 국내 특급호텔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다. 당시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자 깜짝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지난 17일에는 레고랜드 코리아와 협업해 컬리 앱 라이브 커머스에서 레고랜드 패키지를 판매하기도 했다.
저마다 특색을 가진 신규 플랫폼들도 대거 쏟아지고 있다. 트립비토즈는 커뮤니티와 커머스가 결합된 OTA다. 숏폼 영상을 기반으로 트립캐시를 모아 전 세계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 호놀룰루컴퍼니는 호텔 공동구매 플랫폼 '뭉클트립'을 선보였다. 일정 인원이 모이면 공동구매 가격으로 저렴하게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행·숙박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여행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플랫폼에서는 매출 볼륨 확장에 도움이 되는 숙박 카테고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로서도 자신이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성 덕분에 카테고리 확장은 록인(Lock-in)효과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