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공정위에 따르면 강원도개발공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요 경기장으로 이용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을 위해 2020년 10월부터 공개경쟁입찰에 나섰다. 이는 강원도개발공사의 경영 개선을 위해 강원도를 중심으로 2016년부터 자산 매각을 추진했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1년 1월까지 진행된 4차례 입찰은 유찰됐고 2021년 3~4월 진행된 2차례의 수의계약도 결렬됐다. 1~2차 입찰 당시 9708억원에 달했던 입찰 예정 가격은 3차에서 10% 감액된 8738억, 4차에서 20%로 감액된 7767억원으로 줄었다.
1차 입찰 공고 시점을 전후로 강원도와 KH필룩스는 공개입찰이 유찰될 경우 KH필룩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1차 수의계약 단계에서 4차 입찰과 동일한 금액(예정가격의 80%)로 진행돼 계약체결이 결렬됐다. 2차 수의계약은 입찰자가 없어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KH필룩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인 KH강원개발을 설립했고 이 과정에서 KH전자는 KH강원개발에 30%의 지분을 투자했다. KH건설은 특수목적법인인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을 설립했고 IHQ는 합의 사실을 알면서도 KH리츠 지분 100%를 인수하고 합의를 공동으로 실행했다. 입찰보증금은 각사가 사실상 컨소시엄 형태로 마련했다.
5차 입찰이 진행되던 2021년 6월 18일 들러리인 KH리츠 측은 예정 가격에 근접한 6800억10만원으로 먼저 투찰했다. 이후 투찰 결과를 공유받은 KH강원개발은 6800억7000만원에 투찰해 최종 낙찰자로 결정됐다.
공정위는 이 모든 과정과 세부사항을 KH그룹의 배 회장이 보고받고 승인해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이 사건에 담합한 6개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낙찰자(KH강원개발, KH필룩수, KH전자)에 340억300만원, 들러리(KH농어촌산업, KH건설, IHQ)에 170억1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또 사건 가담 정도와 공정위 조사 협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4개사와 배 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황원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지방공기업이 소유한 대규모 자산을 매각하는 입찰에서의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을 엄정 제재한 것"이라며 "입찰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은 그 실질과 형식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유찰 방지를 위한 담합이라 하더라도 최종 낙찰가격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잠재적 경쟁자들이 후속 매각 절차에서 경쟁할 기회를 제한해 위법하다는 점도 재확인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