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누구나 문화를 향유하는 것은 중요한 가치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립극단은 오는 21일까지 ‘스카팽’,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만선’, ‘벚꽃 동산’, ‘세인트 조앤’ 등 국립극단 대표작을 포함한 8개 작품의 수어통역 또는 음성해설 버전을 할인 판매한다.
배리어프리 버전 작품은 일반 작품 제작에 비해 더 많은 예산과 기간이 소요된다. 국립극단 공연 영상화 사업을 담당하는 강민정 PD는 “공연 장르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있는 수어통역사나 음성해설사 등 전문 인력을 섭외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라며 “이후 연습부터 수어통역 촬영과 음성해설 녹음까지 1달이 걸리고, 편집 작업에도 1달은 족히 소요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분이 자부심을 품고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화면분할이 아닌 수어통역사를 오버레이로 입히는 ‘픽처 인 픽처(Picture in Picture, PiP)’ 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고, 장애인 관객의 직접적인 관람 편의 도모와 의견 수렴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시각장애인 모니터단을 운영했다.
온라인 극장을 찾는 관람객 중 배리어프리 버전의 수요는 연간 유료 관객 수 100여명가량으로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이다.
온라인 극장의 작품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해 온 조영채 주임은 “국공립 기관이 가지는 소명에 따라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기보다는 지금 당장은 수요가 없더라도 언젠가, 누군가가 찾았을 때 꾸준하고 분명히 서비스되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예술인을 위한 무대는 매우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장예예술인 표준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을 개관했다.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 빌딩 3개 층(1~3층)을 활용했으며, 전체 면적은 2014㎡다.
이와 함께 더 나은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적인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1일에는 김예지 의원이 발의한 ‘점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점자법 개정안은 점자 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점자 교원 양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국가가 점자교육을 실시하는 점자교육원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은 아울러 문체부 장관이 점자 능력을 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점자교육의 기반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점자법의 경우 점자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의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점자 교원, 점자 교육원, 점자 능력 검정 등 점자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데 필요한 종합적인 대책을 담고 있는 법안”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16일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와 함께 ‘무장애 연계성 강화 사업’ 대상지로 울산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무장애 관광 연계성 강화 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가족 등 여행 취약계층이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관광지와 민간시설, 여행 서비스 등 권역 내 관광 제반 요소의 접근성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2022년 첫 번째 ‘무장애 관광도시’로 강릉시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