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정세 불안을 틈타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돼 있던 에너지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가격 자체가 국제 유가나 환율과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으로 이날 정규 거래를 종료했다. 이달 12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석유 주가는 전일 대비 1370원(7.28%) 오른 2만2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하루 내내 큰 폭으로 주가 변동성을 보였던 지역난방공사도 장 막판 상승 폭을 키우며 550원(1.43%) 뛴 3만8950원에 거래를 끝냈다. 지역난방공사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55% 넘는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같은 날 4% 가까이 급락하며 전일 상승분(5.66%) 중 일부를 내준 대성에너지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16% 이상 뛰는 등 시장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방산주,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에 따른 해운·물류주 등도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도리어 호재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단가가 국제 유가 등 대외 시황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사태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경로와 강도에 따라 국내외 증시는 물론 이들 종목 주가 향배도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고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홍성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으로 치닫는다면 이란 석유 수출 차질,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피할 수 없다"며 "유가는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고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급등 혹은 안정화 경로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