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 보복을 감행할 것으로 보면서도, 대응 시기와 수위는 불확실하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문사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로슈는 “일주일 이내에 이스라엘이 움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스라엘이 미국을 의식해 이란의 정유시설 등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1년 이후 이란 핵시설에 공습을 가하는 식의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서방은 전면전 막기에 안간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등 서방 당국이 이르면 15일께 이스라엘이 이란에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확전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점 역시 이스라엘에는 부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공습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생각하라”며, 미국은 이란 공격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수십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퍼부었던 1991년, 미국은 이스라엘을 압박해 보복을 단념시킨 적이 있다.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이란의 공습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요르단 등의 지원을 받아 100%에 가까운 방어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이 서방의 반대 목소리를 무시하고 이란과의 전면전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은 셈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역시 보복을 만류하며, “그 누구도 더 많은 유혈사태를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강경 우파들의 입김은 변수다. 대표 극우 인사로 통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제 우리는 (이란에 대한) 치명적 공격이 필요하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서방 내부의 불협화음도 전쟁의 불씨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여러 미국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이스라엘에 더 큰 분쟁을 피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와 달리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원 정보위원회의 마이크 터너 위원장(공화당)은 커비 보좌관의 발언이 “틀렸다”고 직격하며 미국 정부가 중동 긴장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이스라엘 지원 예산안을 조만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이 이스라엘 지원안에 대만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예산안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