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도 락이다" 힙해진 불교 문화에 MZ세대 '열광'

개그맨 윤성호가 '뉴진스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4일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EDM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국제불교박람회 인스타그램]

"극락도 락(ROCK)이다."

불교가 MZ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불교가 '종교'의 의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불교 문화에 '힙'한 감성이 더해진 덕이다. 젊은 층은 "'마음 수행'과 '친환경', '가치소비' 등 본질에 집중하는 가치관이 바쁜 현대인들이 원하는 삶의 방향과 닮아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불교계에서는 '재밌는 불교'를 지향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4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지난 4~7일 서울 강남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진행한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이하 박람회)'를 찾은 현장 방문 관람객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불교계에 국한됐던 박람회가 11년 만에 젊은이들의 문화축제로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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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2회차를 맞은 박람회는 젊은 관람객부터 기성세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인공지능(AI) 부처가 고민 상담을 해주는가 하면, 임종 체험, 출가 상담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극락도 락이다', '번뇌멈춰' 등 이색 불교 굿즈는 빠르게 동났다. 특히 4일 오후 개그맨 윤성호가 '뉴진스님'으로 등장한 'EDM 불교 리믹스 DJ 네트워킹 파티'는 젊은 관람객들로 열띤 호응을 얻었다.

불교박람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힙한 행사'로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박람회 개관 전부터 긴 대기줄이 이어졌고,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량 초과로 마비 사태를 빚기도 했다. 실제 박람회 관람객 80%가 2030세대인 점도 화제가 됐다.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불교가 힙해졌다", "종교를 떠나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아서 좋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체험이 많아 번뇌가 사라진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5월 21일 서울 조계사 앞 연등놀이 행사. [사진=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은 30대 청춘남녀 위한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전등사'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2012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갈수록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이번 행사에 남자 14.7대 1, 여자 19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한층 젊어진 불교 문화 인기에 힘입어 내달 예정된 부처님오신날 연등회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내달 11~12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주말, 연등회 메인 행사를 진행한다. 12일에는 조계사 앞과 우정국로에서 열리는 전통문화마당에서 명상마당과 청년MZ마당을 새롭게 선보인다. 각종 굿즈와 사찰음식 등 다양한 불교문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오후 7시부터는 연등행렬 참가단체 연희단이 인사동과 종로 일대에서 다시 한번 연등행렬을 진행하고, 뉴진스님과 EDM난장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올해 연등회에 지난해 30만명을 웃도는 인원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등행렬을 비롯한 연등회 행사는 '연등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