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미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인도의 성장세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인도 전기차 시장이 6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자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의 전체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410만대로, 이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2%(8만2000대)가량으로 집계됐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보조금 제도 정비와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인도 전기차 시장은 현지 업체인 타타가 70%로 우위를 점했다. MG(14%)와 마힌드라&마힌드라(7%), 시트로엥(2%), BYD(비야디·2%)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둔화세에 접어들면서 인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103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중국 내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판매 속도는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
인도가 새로운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 전기차 선두 업체들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일 경기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인도 전용 전기차의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전용 배터리셀 개발·생산 △전동화 전반 파트너십 확대 △원가 경쟁력 확보 목적 공동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엑사이드는 향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을 현대차·기아 생산 거점에 공급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오는 22일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회담하고,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전기차 수입 관세를 조건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테슬라는 독일 공장에서 인도로 수출할 차량의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가 새로운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현지 업체들의 막강한 장악력을 가진 중국에 비해 인도는 진입장벽이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