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는 호남의 정치거물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낙선한 이낙연, 이정현 후보는 정치 생명에 위협을 받고 당선된 박지원 후보는 새로운 날개를 펴게 됐다.
5선 국회의원과 전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후보.
민주당을 탈당하고 제3지대 정당인 새로운미래를 창당해 이번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지만 ‘친명계’ 민형배 후보에게 크게 졌다.
13.8%를 득표하는 데 그쳐 76.1%를 얻은 민 후보에게 62.3%포인트나 뒤졌다. 참담한 성적표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을 사당화하고, 본인의 사법리스크가 크다”면서 ‘품격 있는 야당, 미래 대안이 되는 야당’을 주창하며 민주당을 나와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
또 총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이재명 대표와 마지막까지 경쟁하며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떠오른 그는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낙선해 이제 정계 은퇴 압박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11일 “광주시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광주시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 들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는 어떤가.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마한 그는 민주당 권향엽 후보에게 졌다.
광주전남 국민의힘 후보 중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3선 관록’에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부지런히 지역구를 다졌다.
하지만 거센 정권심판론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한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보수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전남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어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까지 지냈다.
이 후보는 '일 잘 하는 여당 국회의원', ‘이정현이 오면 예산도 따라 온다’며 호소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광주전남 다른 국민의힘 후보와 달리 23.7%를 얻었다.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 거물 중 ‘정치 9단’ 박지원 당선인이 있다. 그는 다시 날개를 달았다.
문재인정부 시절 국정원장과 DJ정부 문화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고 이번 총선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서 압승, 5선 의원이 됐다.
11일 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밝혔다.
"윤석열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는 끝까지 싸워서 꼭 정권교체하겠다. 정치 선배로서 제22대 국회가 국민을 위한 생산적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 데 경험과 경륜을 쏟겠다"
1943년 생 81세. 헌정 사상 지역구 의원 중 최고령 정치인이자 92.4% 득표율을 기록, 전국 최고 득표율의 영광까지 안았다.
정치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TV나 라디오에서 특유의 입담으로 정확하고 시원하게 맥을 짚으며 현 정부를 비판해 인기스타가 됐다.
앞으로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