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벨트는 강남 3구를 제외한 13개 지역구로 전통적으로 민주당계 정당의 지지세가 강하다.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한강 벨트의 민심에는 균열이 일어나지 않은 셈이다.
10일 지상파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한강 벨트 13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는 용산을 제외한 12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다만 격전지마다 여야 후보들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번 출구조사 결과대로 선거가 끝날 경우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한강 벨트 승리'라는 성적표를 거두게 된다. 반면 거점 지역마다 전략공천을 하는 등 한강 벨트 탈환에 사활을 걸었던 국민의힘은 2년 전 대선 때의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 소재를 놓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전망이다.
한강 벨트는 서울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구 등에 걸쳐 있는 지역구를 일컫는다. 한강 벨트의 흐름에 따라 강북 또는 강남 표심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여야 모두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선거운동 기간 중 여러 차례 이곳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주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선 민주당이 사실상 한강 벨트를 석권하는 것으로 나왔다. 국민의힘은 서초‧송파‧강남 등 강남3구 내 6~7개 선거구에서만 앞섰다. 이는 8석을 기록한 지난 21대 총선보다도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0.66%포인트차로 승패가 갈린 용산은 출구조사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록했다. 근소한 차이로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관심을 모았던 동작을에서도 류삼영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인천은 전 지역에서 민주당 우세였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14개 선거구 중 10곳에서 민주당이 우세, 4곳은 경합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우세를 기록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중구강화옹진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동구미추홀을구에서 승리한 윤상현 무소속 후보는 당선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한 경우다.
투표 마감 이후 두 곳 모두에서 조택상·남영희 민주당 후보가 각각 배준영·윤상현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대선주자급 대결로 관심을 모은 계양을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다른 대선주자급 대결로 관심을 모은 성남분당갑에서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인근 지역구인 성남분당을도 3선에 도전하는 김병욱 민주당 후보와 대통령실 홍보수석 출신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출구조사 결과라면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범야권 전체로는 200석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