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 전체 사외이사는 총 36명이며 이 중 여성 사외이사는 8명(22.2%)에 그쳤다. 전년 대비 전체 사외이사 수가 유지된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 수는 지난해 7명(20%)에서 단 1명만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한 비씨카드를 빼면 나머지 7개 카드사는 모두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유지했다.
특히 현대카드(5명)와 우리카드(4명) 사외이사진에는 여전히 여성 사외이사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두 카드사 남성 사외이사들은 모두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이는 앞서 금융지주와 은행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여풍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확대와 함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높였다. 지난해보다 여성 사외이사가 3명 늘어나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39명 중 12명(30.8%)으로 30%를 웃돌았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권선주 사외이사(전 IBK기업은행장)와 윤재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앞세웠다.
지주·은행권이 ESG 경영 기조 속에 성(性)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금융당국 지적에 발 빠르게 맞춰가는 행보를 보인 데 비해 카드업계는 다소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모범 관행을 내놨다. 이 중 사외이사진에 대해서도 독립성·다양성 확보 등을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일선에서 지배구조 변화에 적극 참여하는 데 비해 아직 제2금융권에서는 변화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금융사와 비교하면 여성 사외이사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사 여성 이사 비중은 △씨티 53.8% △웰스파고 38.5% △뱅크오브아메리카 35.7% 등이었고 유럽권 금융사 여성 이사 비율도 평균 34% 수준이었다. 안나 막스 딜로이트 글로벌 이사회 의장은 보고서를 통해 "다양성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효과는 분명하다"면서 "이사회 다양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재무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도 입증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