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저가 전기차 폐기…자율주행 택시 '올인'"...'위험한 베팅' 지적도

2024-04-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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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테슬라, 中 전기차 경쟁 속 저가 자동차 계획 폐지"

머스크 "폐지 부인"하며 "8월 8일에 자율주행 택시 공개"

中 비야디·샤오미 등 테슬라보다 싼 제품 출시에 '압박'

자율주행 완성에 '최소 10년'..."테슬라 성장성에 의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 있는 테슬라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떠나며 손을 흔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 있는 테슬라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분기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그동안 공을 들여온 저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지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산 전기차에 부담을 느낀 테슬라가 자율주행으로 사업을 선회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사업은 아직 기술 개발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아 "위험한 베팅"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테슬라는 그간 추진해온 저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지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로 무게추를 옮길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테슬라는 많은 임직원이 참석한 2월 말 내부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회의에서 테슬라는 저가 전기차 '모델2' 개발 계획을 폐기하기로 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에 '올인'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5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장중 6%나 급락하는 등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머스크 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로이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이어 "테슬라 로보택시(자율주행 무인택시)가 8월 8일 공개된다"고 짤막하게 덧붙였다. 머스크가 로보택시 출시 날짜를 밝히자 테슬라 주가는 이날 마감 후 거래에서 회복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오랫동안 저가 전기차 보급 계획을 강조해 왔다. 머스크는 2006년 첫 마스터플랜(기본계획)에 저가 전기차 공급 계획을 처음 알린 뒤 올해 1월에도 2025년 하반기까지 저가 모델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모델은 미국에서 3만9000달러(약 5276만원)에 판매되는 모델3 세단이다. '폐기'됐다고 하는 '모델2'는 판매가 약 2만5000달러(약 3382만원)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발 저가 전기차 경쟁이 과열되면서 테슬라 역시 당초 계획을 재고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면서 이런 전환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비야디(BYD)는 해치백 스타일과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다양한 모델을 1만 달러(약 1350만원) 미만 가격에 내놓았다. 지난주 중국 전자제품 업체 샤오미까지 테슬라 모델3보다 약간 싼 가격(약 4012만~5573만원)에 고급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경쟁은 더 과열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지난 2일 발표된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7000대로, 시장 예상치(45만4200대)를 크게 밑돌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저가 전기차 시장은 이미 테슬라가 주도권을 뺏겼다는 게 시장 내 평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히트작 '모델Y'를 출시한 뒤 저가형 승용차가 아닌 사이버트럭에 집중했다. 그러나 배터리 문제 등으로 대량 판매가 늦어지게 됐다. 머스크도 “사이버트럭으로 우리 무덤을 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사이 비야디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업을 급속도로 발전시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에는 6.7%로 축소됐다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입지를 잃어간다고 전했다.

한편 테슬라가 도전 의지를 밝힌 자율주행 택시 분야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머스크가 과거에 설명한 자율주행 택시 프로젝트는 테슬라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택시처럼 요금을 받고 승객을 태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는 구글 알파벳의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이미 진출해 있다.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고,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려면 최소 10년은 더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미국 안전당국 요구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 200만대 이상을 리콜한 것을 가리키며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올인하는) 위험한 베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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