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확인하려 마스크를 일일이 내려보시라고 안내하지 않아도 돼서 대기 시간도 훨씬 짧고 간편해졌네요.”
5일 오전 아주경제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선거 사무 담당 공무원은 ‘노마스크’ 투표로 선거 사무 일이 한층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4·10 총선 사전투표에서 낯선 풍경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여서다. 코로나19 이후 일부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된 적은 있지만 전국단위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2020년 4월 총선, 2022년 3월 대선, 2022년 6월 지방선거 때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였다. 전국적으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던 시기에는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소에 들어서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이후 실내에 적용되던 감염병 방지 행동 수칙이 대거 완화되면서 투표소도 일상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유권자들도 2018년 6월 지방선거 이후 6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투표할 수 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2시간가량 사전투표소를 둘러본 결과 대다수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홀가분하게 투표소를 찾았다. 신분증만 가지고 사전투표소를 방문하면 투표가 가능한 점도 시민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 것으로 보인다.
관외 선거를 하기 위해 방화동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는 30대 직장인 김주환씨는 “지난 총선 때는 투표하러 갔다가 코로나에 걸릴까 봐 불안한 게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며 “줄도 가까이 서고 기표소도 많아서 사람도 빨리빨리 줄어 편했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 남양주시 소속 한 공무원은 취재진에 “(코로나19 때와 비교하면) 이번 선거 준비는 매우 수월했다”며 “늦게까지 방역 차량이나 확진자 투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년 전에는 확진자 투표가 끝나고 투표소를 철거한 뒤 방역 차량까지 기다리면 오후 9시쯤 퇴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쓰레기도 줄었다. 선거 사무를 담당한 한 공무원은 “코로나 시기에 이뤄진 선거 때는 (비닐장갑) 쓰레기가 많아 미리 배부받았던 쓰레기봉투 수량이 모자라는 게 아닌가 걱정했을 정도였지만 올해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전국 3565개 사전투표소에서 실시된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유권자는 별도 신고 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전국 사전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