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세안 시장에서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글로벌 수익 확대를 위해 아세안 시장 이외 지역에서도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용 은행장은 올해 경영 전략 중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분 투자와 M&A를 택했다. 글로벌 사업을 지속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전략은 농협은행의 ‘2024년 경영전략방향’에도 담겼다. 이르면 올해 글로벌 현지 시장에서 결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행장은 경영권 인수 또는 지분 투자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주로 검토 중인 지역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고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국가다. NH농협은행 자본 여력과 타행 사례 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정하고, 대·중소형 은행과 인터넷은행까지 투자 대상을 물색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해 2월 해외점포장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글로벌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1년 만인 지난 2월 다시 해외점포장과 화상회의에서 글로벌 사업의 지속 성장을 통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 1년 사이 이 행장의 글로벌 경영에 대한 의지는 더 강해졌다. 지난해 ‘수익 창출’ 노력을 당부했던 그가 올해 해외점포장 화상회의에선 조기 사업 추진을 통한 ‘경영 목표 초과 달성’을 당부한 이유다. 취임 2년차인 만큼 글로벌 경영 성과 창출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이 행장은 당시 “짜임새 있는 사업 추진으로 글로벌 사업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본립도생의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글로벌 사업 지속 성장을 통한 농협은행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립도생은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농협은행이 해외 M&A를 추진했던 사례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에서 소액금융기관(MFI)을 인수한 것이 유일하다. 만약 올해 해외 M&A가 성사된다면 약 5년 만에 두 번째 사례가 나오게 된다.
이 행장은 향후 2030년까지 아세안 지역을 포함한 전체 글로벌 부문에서 당기손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내년까지 12개국에 글로벌 점포를 14개 이상 확보한다. 지난 2월 기준 농협은행은 8개국에 1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미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지점은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런던 지점은 현재 인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올해 4분기 본인가 획득과 개점을 목표로 한다. 또 싱가포르 지점은 올해 상반기 인가 절차에 착수한다. 이후 연내 예비인가를 획득 후 내년 개점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는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 사실상 거의 없어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국내 주요 은행들은 글로벌 점포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