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트루시에 감독과 조기계약 종료…대안으로 박항서 감독 부상

2024-03-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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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요 매체 '박항서 감독이 임시 감독 안 될 게 뭐가 있나'

팬들도 박항서 감독 복귀 촉구

필립 트루시에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통신사
필립 트루시에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통신사]


필립 트루시에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예정보다 빨리 베트남 축구팀을 떠나게 됐다. 이로써 베트남은 당장 6월 있을 경기를 위해 새로운 감독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박항서 감독이 임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7일 베트남 현지 매체 노동자신문에 따르면 베트남은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4라운드에서 인도네시아에 0-3으로 패하며 예선 통과가 어려워진 상태이다. 이에 경기가 끝난 후 미딩경기장 관중석에 모인 사람들은 불만을 표출한 동시에 트루시에 감독의 사임을 촉구했다.

축구감독 도안 민 쓰엉(Doan Minh Xuong)은 "3월 21일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패했던 경기와 비교했을 때 이번 트루시에 감독 팀은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홈그라운드 경기였음에도 진행이 원활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전술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개선의 여지가 없는 점도 베트남 대표팀이 인도네시아에 계속 압도당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 축구선수 당 프엉 남(Dang Phuong Nam)은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한 것에 대해 교훈을 얻지 못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탄탄하고 밀착된 플레이 스타일에 베트남 선수들은 공격 전개에 교착상태를 보였고, 베테랑 선수들은 비효율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득점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 선수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했다며, 오히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보다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팀은 경기력, 전술, 인원 활용에서 우월함을 보여줬으니 당연히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트루시에 감독이 베트남 축구 스타 응우옌 꽝 하이(Nguyen Quang Hai) 선수를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축구감독 팜 민 득(Pham Minh Duc)은 "개인적으로나 대부분의 베트남 팬들에게 꽝 하이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었다며 “꽝 하이는 독립적으로 싸울 수 있고 공격에서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재능 있는 선수로, 후배들에 비해 꽝 하이의 수준이 많이 다르지만, 감독마다 팀을 구성하고 인력을 활용하는 계획이 다르다"고 말했다. 

3월 26일 저녁 인도네시아에 패한 뒤 베트남축구연맹(VFF)과 트루시에 감독은 예정보다 빨리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VFF가 해야 할 다음 일은 다른 감독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시간은 3개월 미만이다. 베트남 대표팀은 오는 6월 아시아에서 열리는 2026년 월드컵 예선 2차전 마지막 두 경기를 치른다.

현 상황으로 볼 때 베트남 대표팀이 계속해서 잔류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 VFF는 당연히 다음 단계에서 더 신중하게 계산해야 한다. 새로운 감독을 찾고, 평가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데 2~3개월의 시간이 사실상 충분하지는 않다.

반면 남은 두 경기에서 팬들은 베트남 대표팀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임시 감독을 선임하는 것도 가능하다. VFF가 이 선택을 고려한다면 박항서 전 감독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2017년 10월부터 작년까지 5년여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박 감독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축구대회 정상에 올려놓고, 월드컵 최종 예선까지 진출시키는 등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베트남 주요 매체 VTC뉴스는 '박항서 감독이 임시 감독을 해서 안 될 게 뭐가 있나?' 제하의 기사를 통해 "많은 팬들은 박항서 감독이 돌아와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 역시 VFF가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VTC뉴스는 박 감독이 단기직에 적합한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첫 번째 요소는 베트남 축구에서 5년 동안 입증된 스타일의 친숙함과 능력을 꼽았다. 전술적인 면에서 박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은 현대 축구와 다소 거리가 있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는 어렵지만, 불과 몇 주에서 한 달의 기간에서 팀 구성이나 복잡한 플레이 등에 대해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했다.

아울러 박 감독은 감독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국 대표팀에 임시로 일할 기회도 고려한 것을 거론하며, 베트남도 유사한 제안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현재 박 감독은 베트남 박닌FC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자신이 설립한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VFF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1년 넘게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트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트루시에 감독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많은 팬들도 박 감독의 복귀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앞서 지난 26일 박 감독이 SNS에 올린 글에 베트남 대표팀과의 재결합을 촉구하는 댓글이 1000개 가까이 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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