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여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테마형 상품에 따라 시장 폭락에 공포심도 잔존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특정 상품에 장기 투자하기보다는 파킹형 상품과 단기채 투자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맞춰 자산운용사들도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ETF 상품 중 순자산총액(AUM)이 가장 많은 상품은 KODEX CD금리 액티브로 총 7조5720억원이 모였다. 해당 상품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순자산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CD금리 액티브(7조750억원)를 내놓으며 삼성자산운용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ODEX 200(7조5150억원)은 20년 만에 같은 운용사 CD 상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TIGER 미국 나스닥100(3조280억원), TIGER 미국S&P500(2조9250억원), TIGER 200(2조5460억원)은 지수 추종 상품 대다수가 파킹형 ETF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변동성이 높아 단기 차익 실현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도 시장형 상품보다는 단기, 파킹형 상품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순자산총액 상위권에 올라 있는 KODEX KOFR금리액티브와 TIGER KOFR금리액티브는 각각 5조2000억원, 4조6450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초단기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를 출시했다. KB자산운용은 ‘KBSTAR CD금리액티브’를,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머니마켓액티브’를 각각 선보이면서 파킹형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금리 인하 시기를 섣불리 예측해 투자하기보다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두는 게 중요하다"며 "이 상품은 환금성을 갖춘 것은 물론 시중 정기예금, CD금리 ETF 등보다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대표 안전자산인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채를 선호하고 있다. 연초 이후 기준 채권 유통 시장에서는 6개월 미만 채권 거래건수 14만3537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는 회사채가 3조원대로 가장 크다. 일반적으로 회사채는 3년 미만인 단기채 성격으로 발행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요즘 시중에서 단기로 자금이 부동화하고 있다"면서 "길게 운영하는 것보다는 투자자들이 짧게 운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채 금리 변동성이 장기채보다 낮은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단기채를 일종의 파킹성으로 보고 있다"며 "단기채 금리까지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운용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방망이는 짧게(단기채) 분할 매수하는 것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