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T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전환지원금과 공시지원금 인상에 따른 통신 수익 악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당연히 걱정이 된다"면서도 "고객들의 환경이나 경쟁 환경, 저희들의 내부 환경까지 다 고려해서 최적의 방안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SKT를 비롯한 이동통신 3사는 지난 23일 나란히 번호이동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전환지원금을 기존 최대 10~13만원에서 30~33만원까지 대폭 확대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 3사 고위 관계자들을 거듭 만나 가계통신비 절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요구하면서다. 비슷한 시기 이통 3사는 갤럭시S24 등 최신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도 함께 인상하며 전체적인 지원금 규모를 늘렸다. 그러나 이들 지원금 대부분이 이통사 부담이기 때문에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주주들 사이에서 나왔고 이는 SKT도 마찬가지였다.
유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도 전환지원금 지급에 대해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주 중 출시 예정인 중저가 요금제인 3만원대 요금제에 대해서는 "시장의 수요와 경쟁 등을 종합해서 가장 최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통 3사를 담합 건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도 논의된 부분"이라며 "그 부분은 잘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이통 3사가 영업정보를 공유해 판매장려금을 30만원 이하로 유지하려 한 부분에 대해 담합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는 방통위가 과도한 판매장려금 지급으로 인해 이용자 간 차별이 나타날 것을 우려해 이통사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통사들에게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방통위 역시 이를 감안해 약 3주 전 공정위에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한편 SKT는 오는 29일 창사 40주년을 맞는다. 이날 정기주총에서 유 대표는 SKT의 'AI 컴퍼니' 비전을 강조하며 AI를 통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SKT의 40주년은 통신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 통신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중간에 SK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산업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AI 시대에 SKT는 새로운 역할로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와 AI에 투자해, AI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 차세대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SKT는 지난 15일 배포한 CEO 주주서한에서도 AI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유 대표는 서한에서 SKT가 구상하는 'AI 피라미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한 'AI 컴퍼니 2.0' 비전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월 출범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유·무선통신,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사업에서의 AI 적용 본격화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통해 'AI 컴퍼니'로 거듭나고, 전반적인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번 주총에서는 유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됐다. 유 대표는 3년의 임기를 새로 부여받으며 오는 2027년 3월까지 SK텔레콤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됐다. 이날 주총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