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일부 노선에서 전동차 화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철도노조는 1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원인을 밝히기 전까지 문제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달 사고 사례를 종합해보면 수도권 전철 1호선 노선 중 △경인선 △장항선 △경원선 △경부선 노선과 수인·분당선 중 일부 노선 등에서 전동차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지난겨울 장항선과 경부선에서 신형 전동차 운행을 멈추고 운행 차량에 대해선 보조전원장치 3개 중 1개를 차단해 운행했다. 보조전원장치 차단으로 겨울철 난방 능력이 약화되면서 고객 불편 민원이 발생했다고 철도노조는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동차를 납품한 국내 모기업 A사는 부품 수급 등을 이유로 문제 발생 시점부터 4개월 뒤인 올 3월에 부품 교체를 시작했다.
부품 교체와 수리가 완료됐음에도 지난 9일 이후 일부 재운행 열차 하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문제가 된 신형 전동차 중 다수 차량에서 동일한 불량 문제가 반복됐다. 기존 운행 차량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철도노조는 문제의 주된 원인으로 현행 전동차 구매 시 적용되는 '최저입찰제'를 꼽았다. 노조에 따르면 전동차의 핵심은 기술력과 안전성인데 최저입찰제 구조상 제작업체가 이윤을 확보하면서 안전성과 기술력이 보장된 차량을 생산하기 어렵다.
전동차 제작업체인 A사에서 연락이 없었냐는 질문에 "A사는 아예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열차 고장 시 엔지니어만 파견했다. 이마저도 정규 엔지니어인지 의심된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백 실장은 "고장 차량에 대한 명확한 사고 원인 분석과 안전성 조사, 투명한 도입 과정 공개 등이 필요하다"며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지금이라도 근본적 해결을 위해 운행 중단 등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실질적인 대응 마련을 촉구하며 주요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고장 차량 공급업체인 A사 전동차 정밀조사 지시와 감독 △원인 해소 전까지 사고차량 운행 중단과 보완 방안 마련 △사고 발생 시 수도권 지역 문자 발송 △차량 도입 시 최저입찰제가 아닌 '적정입찰제' 도입 △현장 노동자 긴급 대응 매뉴얼 배포와 보호대책 마련 △긴급 임시 중앙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