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는 다양한 차량 공유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 택시도 있지만 베트남 특유의 오토바이 택시도 있어 상황과 가격 등에 따라 입맛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이전까지 베트남에서는 대표적 차량 공유업체 '그랩'의 초록색 택시나 '비'의 노란색 택시만 눈에 띄었다면 요즘에는 대도시를 기준으로 '민트색' 택시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바로 얼마 전 등장한 전기 택시 공유업체 사인SM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베트남 차량 공유 시장 규모는 2023년 7억2773만 달러(약 9800억원)였던 것이 2024년에는 8억8000만 달러, 2029년에는 21억6000만 달러까지 성장하며 2024~2029년 연평균 성장률(CAGR)이 19.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차량 공유 시장은 지난 1년간 업체 순위와 시장점유율에 큰 변화가 있었다. 선두 업체는 여전히 글로벌 기업 그랩으로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사인SM, 비, 고젝, 패스트고(FastGo) 등 업체들이 있다.
사인SM은 기존 택시와 차량 공유 경쟁업체에 비해 서비스 품질, 적용 범위, 차량 규모, 고객 만족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인SM의 이러한 성장 속도는 소셜미디어(SNS) 틱톡이 내놓은 전자상거래 서비스 틱톡숍(TikTok Shop)의 빠른 성장세에 비견되고 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레홍히엡(Le Hong Hiep) 베트남 연구원은 사인SM이 그랩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인SM은 빠른 발전을 통해 유망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회사가 현재의 성장 모멘텀을 계속 유지한다면 베트남 시장에서 그랩의 입지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인SM은 전기 택시 부문뿐만 아니라 △초고속 배송 서비스 '그린 익스프레스' △전기 오토바이 운송 서비스 '그린 SM 바이크' △자율주행 전기차 렌털 서비스 등으로 생태계를 빠르게 완성시켰다.
사인SM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장기 소득 보장 정책을 내세워 운전기사들을 유치하고 있다. 사인SM 운전기사 기본 급여는 운전 차량, 근무 시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30일 근무 기준으로 월평균 1800만동(약 98만원) 전후다. 작년 베트남 근로자 월평균 급여가 710만동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 근로자 급여 대비 두 배 이상 벌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보너스 프로그램 등을 포함할 시 운전기사 소득은 더욱 늘어나고, 연간 휴가 12일, 공휴일 11일 및 사회보험 등 공무원과 같은 혜택이 보장된다.
하노이에서 그린 SM 바이크 기사로 일하는 응우옌타인쭝(Nguyen Thanh Chung)씨는 "2023년 11월 초부터 사인SM에 합류해 8시간 근무를 선택했다"며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선택할 수 있고,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일을 시작하는데, 아이들을 먼저 데려다주고 일이 끝나는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딱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인SM은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이 낮고 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적어 저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사인SM 측 발표에 따르면 오토바이 택시 운전기사는 요금 중 73%를 가져간다.
나아가 사인SM은 베트남 전역에서 여러 택시 회사들과 협력하며 시장 입지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라오스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주요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한 도시 교통 분야 전문가는 “GSM은 전문 서비스와 교통수단 생태계를 통해 도시 교통의 면모를 바꾸는 데 기여해 왔다”며 “그린 모빌리티 연결망이 구축돼 점점 전국을 포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응우옌반타인(Nguyen Van Thanh) GSM 사장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사인SM의 목표는 택시 운전사를 위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운전사 직업을 재정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인SM은 운전기사가 표준 기준에 따라 전문적 훈련을 받아 안정적인 수입을 얻도록 하고, 운전기사가 일상 업무에 직접 도움이 되도록 영어를 배우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자신과 미래 경력을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정책을 가진 최초의 택시 회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