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백현동 민간업자들 미리 알았나...'위증교사' 재판서 쟁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4.3.18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공동피고인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진성씨를 증인신문 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2018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백현동 사업의 전모를 이미 알고 있었는 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재판부가 백현동 관련 재판에서 다뤄질 문제라며 피고인 측을 진정시키자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8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에 대한 피고인 측 반대신문을 이어갔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2018년 12월경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김씨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했다. 김씨가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사업시행자 정씨(정바울씨)와 관계가 있던 것 같아요"라고 하자 이 대표는 "어 그래요?"라고 반문하는 것을 놓고 변호인은 "이 대표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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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알고 있고, 다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답했지만, 변호인은 그치지 않고 재차 물었다. 

김씨는 앞서 검찰 측 주신문에서 "이재명이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백현동 개발 사업에 관여한 것을 알고 있는 거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김인섭이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백현동 사업에 관해 소위 '밀어주기'하기로 다 이야기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여러번 반복해서 물을 내용 아니다"며 제지하자 이 대표가 "이게 왜 의미 있는지 직접 말씀드리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김씨는 식품개발연구원 사업의 지분(4%)을 받고 있는 직접 이해관계자"라며 "만약에 제가 김인섭씨나 김진성씨가 관여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 김진성씨가 인식하고 있었다면 저한테 이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도 지분 4%를 받기로 했다는 건 백현동 사업 인허가 관련 대관 사업이 아닌 당시 구속된 김인섭씨와 정바울씨 사이에서 옥바라지를 했던 대가라는 취지로 설명을 보탰다. 김씨 역할이 백현동 사업 관여가 아닌 옥바라지에 그쳤다는 것이다.
 
재판부가 김씨에게 "이재명 피고인이 백현동 사건 전모나 가담자들 내용을 알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면 왜 '그랬나봐요' 이런 식으로 당시 질문했냐는 것이다"고 정리했다. 김씨는 "모시던 김인섭의 치부를 나쁘게 이재명에게 말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위증교사 의혹은 2018년 당시 공직선거법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진성씨에게 이 대표가 위증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앞서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과거 검사를 사칭했다는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지만, 이를 누명이라고 주장하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22일부터 24일까지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김병량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설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요구에 따라 김씨가 2019년 2월 관련 재판에서 '김 전 시장이 KBS 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자는 협의가 있었다'고 허위사실을 증언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된 후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