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북한, 탄도미사일 수발 발사…300㎞ 비행 후 동해 탄착

2024-03-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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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번째 무력 도발…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등 겨냥

총선 앞 안보 위협 노림수도…군사위성 발사 등 도발 가능성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월 15일 보도했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월 15일 보도했다.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지난달 중순 순항미사일을 쏜 지 33일 만의 도발이다. 이날 서울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외 지역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 30여개 나라 장·차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7시 44분께부터 8시 22분께까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3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최소 3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거리를 고려할 때 한국의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에서 육·해·공군본부가 위치한 계룡대까지 직선거리는 약 330㎞다. 또 전북 군산의 주한 미공군 제8전투비행단까지는 약 350㎞ 거리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44분께 탄도미사일 2발, 오전 8시 21분께 1발을 각각 발사했으며 발사된 지 몇 분 만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당국은 북한 서쪽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3발 모두 최고 고도 약 50㎞로, 북동쪽으로 약 35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이날 예정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미 장관은 이날 양국 간 민주주의 협력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 한반도 정세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다양한 무기체계 ‘섞어 쏘기’ 방식 도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올해 들어 12번째 무력 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수중무기체계, 방사포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섞어 쏘기’ 방식으로 운용 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5일부터 사흘간 서해 완충구역에 무더기 포사격을 퍼부은 이후 같은 달 14일에는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중거리급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19일에는 수중핵무기체계 ‘해일-5-23’을 시험했다고 주장했다.
 
24일에는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을 여러 발 쐈다. 불화살-3-31형은 기존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1·2형’을 개량한 것이다. 명칭 뒤에 ‘31’이 붙은 것은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나흘 만인 28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불화살-3-31형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능력을 과시했다. 앞서 24일에는 지상에서 해상으로 발사하는 방식이었다면 28일에는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 성능을 검증한 것이다.
 
30일에는 서해상으로 기존 화살-2형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화살-2형을 ‘시험 발사’한 것이 아니라 ‘발사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화살-2형이 개발 단계를 넘어 실전 배치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은 2월 2일 서해상에서 순항미사일 초대형 전투부(탄두부) 위력 시험과 신형 반항공(지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전술핵탄두 화산-31 탑재가 가능할 만큼 성능 개량이 이뤄졌다는 일종의 과시였다. 실제 우리 군 탐지자산에 해당 순항미사일이 기존보다 비행시간이나 비행거리가 짧게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같은 달 11일에는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했다. 사흘 뒤 14일에는 동해상에서 신형 지상대해상미사일(지대함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시험을 실시했다.
 
바다수리-6형은 북한이 2015년과 2017년 공개한 대함 순항미사일을 기본형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러시아) 순항미사일인 우란(kh-35)을 모방해 만든 것으로 ‘북한판 우란’으로도 불린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검수사격 시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크게 만족했다”고 전한 만큼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다음 달 한국 총선과 4월 15일 김일성 생일,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전후로 미사일 도발과 군사정찰위성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3개 정찰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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