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보증금 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신고된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8531건 가운데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인 거래는 4702건으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다.
이번 달에도 5억원 이하 전세 거래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신고된 3월 서울아파트 전세 거래 2684건 중 58.3%인 1565건이 보증금 5억원 이하 거래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오르면서 보증금 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해 8월 58.1%, 9월 55.0%, 10월 53.2%, 11월 49.7%, 12월 49.9% 등으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였다.
올해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도 지난 15일 '3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 보고서에서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 시행으로 대출 요건을 충족하는 역세권 및 신축 단지 등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물이 감소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대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저리에 대출해 주는 제도다. 수도권의 경우 전용 85㎡ 이하이면서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라면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월29일 신생아 특례대출을 개시한 후 지난달 16일까지 총 1만3458건(3조3928억원)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하면서 저가 매물들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수요가 아파트 전세 시장으로 옮겨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