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간부들이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방패’(FS) 기간 중 훈련 현장에서 술판을 벌였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은 해당 간부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행정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합참 관계자는 15일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FS 기간 중 술판을 벌인 육군 간부들과 관련해 “감찰 조사를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과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정께 육군 장교와 부사관 10여명이 경기도 수원 소재 공군 제10전투비행단(10전비) 내 강당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됐다.
음주를 한 간부들은 FS 연습 증원 요원으로 한미연합사령부에 파견된 인원이다. 이 중에는 영관 장교(소령)도 있었다. 공군 10전비는 이들의 훈련장이고 숙소였다.
술판이 벌어진 10전비 강당은 FS 연습 참가자들의 휴식을 위해 마련된 곳이어서 여러 장병이 드나들고 있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음주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육대전에 제보한 간부 A씨는 “다수의 용사(병사)가 강당에 잔류하고 있는 상태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음주하며 욕설이 섞인 고성방가를 하고 술게임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강당 앞에서는 담배를 피며 큰 소리로 대화를 하는 등 군기강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훈련 중이고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위중한 상황에서 모범이 돼야 할 간부들이, 심지어 파견지에서 이런 술판을 벌인다는 것이 말이 되는 행동인가”라며 “훈련 기강과 군 기강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FS 기간 중 발생한 음주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군은 한·미 연합훈련 등 주요 훈련 시 금주령을 내리고 있지만 지난 10일 강원 화천군에서 육군 소속 간부가 면허 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