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현역 의원이 없는 전주을, 남원·장수·임실·순창 등 2개 선거구를 제외한 8개 선거구에서 현역 교체는 고작 2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이에 따른 정부의 새만금 SOC 예산삭감을 계기로 촉발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불만과 교체론은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믿음과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에 부딪혀야만 했다는 평가다.
15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전북 8개 선거구에 대한 민주당의 경선 결과, 6명의 의원이 승리했다.
또한 경선이 진행된 군산·김제·부안갑의 신영대 의원, 정읍·고창의 윤준병 의원, 완주·진안·무주의 안호영 의원은 치열한 접전 끝에 경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신 의원과 윤 의원은 재선, 안 의원은 3선 고지가 기다리고 있다.
반면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곳은 단 2개 선거구에 불과했다.
전주병에서는 정동영 전 의원이 김성주 현 의원을, 익산갑에서는 이춘석 전 의원이 김수흥 현 의원을 물리치고 각각 5선, 4선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로써 전북 정치계는 이번 총선을 통해 다선 의원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4년 동안 제21대 국회의원의 역할론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던 도민들로서는 ‘중진’ 정치인의 탄생으로 전북 정치력의 복원과 지역발전의 또다른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전북 정치권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올드보이의 귀환‘은 절반의 성공으로 귀결됐다.
‘올드보이’의 한 축이었던 정읍·고창의 유성엽 전 의원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셔서다.
이는 일부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현역 의원에 대한 실망감에 따른 교체 여론보다, 한 번도 더 믿어보자는 심리와 현 정권심판론이 일반시민과 당원들에 퍼져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역 의원 대한 믿음이 실제 보여진 곳은 군산·김제·부안갑과 정읍·고창의 경우다.
이 두 곳은 경선 전에는 김의겸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 외였다. 군산·김제·부안갑의 경우 1위와 2위의 격차는 1%p 안팎이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굵직한 성과를 내고, 꾸준하게 지역구를 관리한 것이 현역 교체론을 누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심판론도 빛을 발했다.
100% 국민경선으로 치러진 전주을 경선의 경우 그동안 지역활동이 전무했던 이성윤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쟁쟁한 4명의 예비후보를 따돌리고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결선투표 없이 공천을 확정지은 것이 대표적 예다.
이 전 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을 ‘전두환 하나회’에 빗대어 비판한 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임통지서 날아왔다고 주장하는 등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징적 인물이다.
이 전 위원은 여당 소속이자 ‘일꾼과 정부와의 소통로’를 자처한 정운천 의원과 현재 이 지역 의원인 진보당의 강성희 의원과의 치열한 본선을 거쳐야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소 5명이 교체될 것이라는 초반 예상과는 달리, 현역 의원의 생환이 많았다는 건 상당히 의외”라며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초선에서 5선 의원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진 만큼, 전북에 예전과는 다른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