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출판계 만나 세종도서 개편 등 논의...출협은 불참

2024-03-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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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중심으로 도서 불법복제...저작권 보호 중요성 알려 인식 개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한국출판인회의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등 주요 출판 관련 단체 임원진을 만나 출판계 현안을 논의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한국출판인회의,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등 주요 출판 관련 단체 임원진을 만나 출판계 현안을 논의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출판계 주요 단체와 만나 도서 저작권 보호, 세종도서 사업 개편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는 문체부가 출판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 장관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진원), 한국저작권보호원(이하 보호원)과 함께 한국출판인회의,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한국학술출판협회, 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등 주요 출판 관련 단체장들을 만나 출판계 현안을 논의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출판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했다. 특히 △그동안 출판계에서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해온 불법복제 확산에 따른 도서 저작권 보호 강화 △세종도서 사업 개편 △독서 진흥 △도서 해외수출사업 개편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이어졌다.
 
먼저 참석자들은 출판사가 학술서를 출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도서 불법복제가 만연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유 장관은 “2008년 장관이 되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분야가 저작권이다. 당시 많은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저작권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학술교재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독자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문체부는 지속적으로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알려 인식을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관련 출판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모니터링, 교수자에 대한 저작권 교육, 인식개선 캠페인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불법복제에 대한 합리적인 양형과 관련해서는 저작권 미래 포럼 등을 통해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세종도서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국내에 등록 출판사가 10만여 개이고 1년에 책을 1권 이상 출판하는 출판사가 6000개 이상일 정도로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성을 가진 출판계 특성상 900권의 숫자는 어떻게 보면 많은 숫자가 아니다. 세종도서의 지원을 받아 양서를 발간하고 있는 작은 출판사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 장관은 “우수한 책이라면 900종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지원할 것이다. 다만 지원 종수를 정해두고 이에 맞추어 선정하다 보니 좋은 책 발간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를 개선해 정말 좋은 책을 선정하고 책에 대한 지원을 늘리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도서정가제 개선과 관련해 지역서점 할인율 유연화는 할인 여력이 없는 지역서점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유 장관은 “서점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국회에서 법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아직 시간이 있다”라며 지역서점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업계 의견을 꾸준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오늘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참석하지 않아서 아쉽다.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상황을 이해한다”라며 케이-북 수출과 관련해 “최소 내년까지는 공공기관인 출진원이 주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로 인해 출판계 현장에 피해가 가지는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출협은 같은날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문체부는 서점계와 출판계에 전자책 및 지역 서점과 관련해 도서정가제를 뒤흔들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책문화 발전을 위해 출판사, 서점, 도서관, 작가들에게 쓰이던 예산은 대폭 삭감된 상황이다”라며 “다양한 양서 출판을 위해 진행된 세종도서 사업은 예산이 삭감된 데 이어, 사업 시기도 방법도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회는 파행 상태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출협은 서울국제도서전 국고보조금 정산을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보균 전임 장관 당시 국고보조금 사업인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누락 의혹을 제기하며 윤철호 출협 회장과 주일우 대표를 서울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이에 출협도 문체부 공무원 4명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 상태다.
 
출협은 “지난해까지 출협이 주최하던 서울국제도서전, 해외도서전 주빈국 사업, 해외도서전과 관련하여 편성된 모든 예산에서 출협을 배제하고 다른 사업에 쓰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고 한다”라며 “특히, 문체부는 출협이 지난 50여 년간 지속적으로 참가해 온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대해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예산을 주어 진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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