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AI 인재 해외로"…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생성AI 혁신 직접 가르친다

2024-03-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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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사진=연합뉴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이 이번 학기부터 선택과목 중 하나인 '데이터 기반 혁신과 창업' 과목을 생성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기존에는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데이터를 근거로 다양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축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혁신을 하고 실제 혁신을 이룬 사례를 소개해 왔다. 재편 이후에도 큰 줄기는 흡사하지만, 이를 생성 AI 중심으로 구성하게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학원 측은 최근 생성 AI 열풍 속 이번 학기부터 이 같은 수업 커리큘럼 변화를 단행했다. 강사진은 차상균·남태희 특임교수와 성광제 객원교수로 구성됐다. 차 교수는 2000년 미국에서 메모리반도체 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후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에 인수된 이후에는 SAP HANA 프로젝트의 공동 개발 책임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남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인 스톰벤처스의 창업 파트너다. 스톰벤처스는 2000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기업간 거래(B2B) 기술 스타트업 200여 곳에 투자했다. 성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일한 후 실리콘밸리에서 전자상거래 벤처회사를 창업한 경력이 있다. 세 강사진 모두 실리콘밸리 경험이 풍부한 셈이다.
실리콘밸리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 있어 이전부터 '혁신 성장'의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 생성 AI로 인해 촉발되는 여러 변화 역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오픈AI를 비롯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모두 실리콘밸리 일대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유망 AI 스타트업들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은 실리콘밸리 경험이 있는 교수진을 중심으로 생성 AI로 인한 혁신과 변화, 실제 AI 등의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강연한다는 방침이다. 강연은 매주 2회 이뤄진다.

생성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만큼 수업에서는 최근 AI업계를 뒤흔든 최신 소식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지난달 오픈AI가 텍스트 입력만으로 바로 비디오를 만들 수 있는 '소라(Sora)'를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초 실리콘밸리 소재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인 '피겨AI'가 6억7500만 달러(약 8900억원)에 달하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과정도 구체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피겨AI 투자에는 오픈AI·MS·구글·엔비디아 등 유수의 글로벌 AI 기업들이 줄줄이 참여했는데, 생성 AI로 강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캡션 수정 부탁드립니다 차상균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초대원장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특임교수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학원 측은 강연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혁신 의식과 도전 정신을 심고, 실리콘밸리와 같은 생성 AI의 중심 무대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인 차상균 교수는 아주경제 통화에서 "구글과 같은 거대 기업도 생성 AI가 부상하면서 오픈AI와 같은 신생 기업에 밀리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가 변혁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사람들 몇 명이 모이면 얼마든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런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창업도 그냥 국내에서 하는 창업이 아니라, 글로벌한 창업을 해야 한다"며 "실력 있는 인재들이 큰 꿈과 도전 정신으로 창업을 해야 하고, 이와 함께 유망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서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 경험이 있는 교수들의 경험을 통해 실제 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학생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이처럼 해외 진출을 강조하는 것은 한국이 생성 AI 경쟁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움직임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AI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해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기는 어려운 만큼, 잠재력 높은 인재들이 스타트업을 만들어 빠르게 상황에 대응하고 혁신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기존 회사들도 새롭게 짜이는 판에 이바지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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