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서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8개월에 달하는 본선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13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경선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달성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대의원 2099명, 1228명을 확보하며, 후보 지명을 위한 문턱(민주당 1968명·공화당 1215명)을 가뿐히 넘었다.
민주당은 이날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조지아를 포함해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주에서 경선을 치렀다.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와 해외 거주자 프라이머리도 진행했다. 공화당은 조지아, 하와이, 미시시피, 워싱턴 등 4개 주에서 경선을 했다.
후보 지명을 공식화한 후 두 후보는 상대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4년 전 나는 이 나라의 영혼을 둔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믿음에 대선에 출마했다"며 "미국 국민 덕분에 우리는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가 가하는 위협이 어느 때보다 커지는 순간에 주 전역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이 우리 당과 우리나라를 이끌 수 있도록 나를 다시 믿어준 점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분노, 복수, 보복 캠페인은 미국을 위협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은 이제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선택권을 가졌다”며 “일어나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도록 할 것인가?”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공격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한 3분짜리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는 실패하고 있다. 심각하게 쇠락하고 있다”며 “우리는 상황을 바꿀 것이다. 국경을 폐쇄하고, 이전에 누구도 본 적 없는 일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정치 분석 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1.7%포인트 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 등 일부 주에서 팽팽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에 바이든은 이들 6개 주에서 승리를 거뒀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접전 끝에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