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HBM 수율 고민하던 삼성, 울며 겨자먹기로 SK하이닉스 기술 채택"

2024-03-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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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공정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가 개발한 MR-MUF 방식을 혼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가 1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삼성이 HBM 생산 수율을 높이려 경쟁사가 최초개발한 기술까지 받아들이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삼성의 HBM3(4세대 HBM)의 생산 수율은 약 10~20%인데 반해 SK하이닉스는 약 60~70%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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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최초개발한 기술 'MR-MUF' 채택...생산수율 문제 때문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 확보 불확실...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차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공정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가 개발한 MR-MUF 방식을 혼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가 1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삼성이 생산수율(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생산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존심을 굽히고 경쟁사 기술을 채택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로이터는 정통한 업계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삼성이 최근 MR-MUF(매스리플로우 몰디드언더필) 방식의 반도체 제조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이 HBM 생산 수율을 높이려 경쟁사가 최초개발한 기술까지 받아들이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삼성의 HBM3(4세대 HBM)의 생산 수율은 약 10~20%인데 반해 SK하이닉스는 약 60~70%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D램 제품을 여러층으로 쌓는 식(적층)으로 제조해 성능을 강화한 HBM은 고성능 인공지능을 구동할 때 쓰이는 핵심 메모리 반도체다. 하지만 칩 사이에 전기 신호를 전달했을 때 반도체 웨이퍼가 휘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HBM 세대수가 올라갈수록 적층이 높아져 이런 불량품이 나오는 현상이 심화된다. 

SK하이닉스는 HBM 생산성을 높이려 MR-MUF 제조 공정을 최초 개발·도입했다. 이 공정은 여러층으로 칩을 쌓은 뒤 보호재를 넣어 한번에 굳히는 방식이다. 기존 공정과 비교할 때 방열효과가 뛰어나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방식은 기존 공정 대비 열 방출을 36% 수준으로 줄여 생산성이 3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삼성은 HBM 수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뭔가를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MUF 기술을 채택하는 것은 삼성에 있어서는 '울며 겨자먹기'인 셈이다"라며 "이는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사용한 기술을 따라가는 것이 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은 수율 개선을 위해 MUF 방식을 차용하더라도, 기존의 자사 공정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은 자체 개발한 NCF 기술이 HBM 제품에 최적화됐기 때문에 신규 제품인 HBM3E(4세대 HBM)에도 기존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삼성은 기존의 열압착 비전도성접착필름(TC-NCF) 방식을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필름 두께를 줄여 반도체 적층 수를 늘리면서도 HBM 높이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 문제인데 이를 개선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국 하이닉스의 공정을 채택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수율 확보를 위해 고육지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이 구매하기로 한 MR-MUF 설비가 HBM 생산 외에 다른 공정에서도 쓰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이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로, 53%를 기록한 SK하이닉스의 뒤를 쫓는 상황이다.

특히 엔비디아 등 거물급 고객사와 계약에서 삼성은 조금 더 뒤처진 상태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3, 고급HBM 시장 점유율에서 80%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미국의 마이크론은 엔비디아가 2분기 출시할 예정인 H200 텐서칩에 자사의 최신 HBM3E 칩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로이터가 인용한 5명의 관계자는 삼성의 HBM3 시리즈가 아직 엔비디아의 공급계약 자격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렌드포스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기업별 HBM 시장 점유율 사진KB증권 보고서
트렌드포스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기업별 HBM 시장 점유율 [사진=KB증권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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