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6)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이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 명단에서 정공법을 구사했다. 이강인을 명단에 포함하면서 직접 내분 사태를 풀라는 '결자해지'를 택한 것인데, 앞으로의 과제는 돌아선 축구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등 '여론 무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새' 황선홍 감독은 이번에 대표팀 팀원들과 반목했던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을 3월 A매치에도 불러들이고, 그와 직접 충돌을 빚었던 손흥민도 역시 발탁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 발탁에 반대하는 여론을 무마하는 게 황 감독과 대표팀, 축구협회의 남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축구대표팀 내부 갈등 사실이 보도된 후 “이강인 발탁을 강행할 경우 A매치 응원 및 관람을 보이콧하겠다”는 등 강경 태도를 보이는 팬들이 적지 않다. 대표팀 기강을 무너뜨리고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선수를 징계 없이 용서하는 게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앞선 발언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관련 기자회견 당시 정 회장은 아시안컵 상황에 대한 엄정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강인에 대해서는) 소집을 안 하는 징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 한 달 만에 황 감독이 이강인 소집을 결정하면서 축구협회장이 언급한 ‘엄정한 조사’와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황 감독은 명단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과 직접 소통하며 ‘대표팀 구성원들에게 직접 사과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대표팀 내 갈등이 두 선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표팀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구성원 모두가 책임감을 느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태국과의 2연전을 통해 다시 하나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18일 소집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홈 경기에 대비한다. 경기를 마친 뒤엔 태국 방콕으로 건너가 26일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