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감췄던 '마라 맛' 라면이 재등장했다. 최근 라면업계가 마라 맛 라면 시장에 재차 '참전'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 7일 '팔도마라왕비빔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핵심 재료인 마라와 최고를 의미하는 왕의 합성어로 팔도가 새롭게 선보이는 자체 라면 브랜드다. 팔도 측은 "한국식 마라 분말 스프를 개발해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편의점업계도 마라 맛 라면 출시에 가세했다. 세븐일레븐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마라탕면'을, CU는 여경옥 셰프와 함께 만든 '옥사부의 마라 시리즈' 4종을 출시했다.
라면 업계가 마라 맛 라면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라면업계는 지난 2019년 마라 맛 라면을 앞다퉈 출시했다. 농심은 컵라면 '마라고수 마라탕면', 오뚜기는 마라 소스를 활용한 '마라샹궈면'을 내놨다. 삼양식품과 풀무원도 각각 마라볶음면, 포기하지 마라탕면 등을 판매했다.
하지만 식당에서 판매하는 마라탕과 맛 차이가 커 소비자 반응은 미적지근했고 판매 부진 끝에 2020년부터 단종 수순을 밟았다. '맵고 알싸한' 마라 맛을 내세웠던 라면업계가 '쓴맛'을 본 셈이다.
라면업계가 다시 마라 맛 라면을 내놓는 이유는 마라탕이 한국 주류 식문화가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초등학생들마저 마라탕을 즐겨 먹을 만큼 인기를 끄는 데다 10대들 사이엔 '마라탕후루'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마라탕후루'란 '식사는 마라탕, 간식은 탕후루'란 뜻이다.
마라 맛이 대중화됐다는 통계도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가 지난해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마라탕은 떡볶이와 함께 전 연령대에서 상위 3위 안에 포함됐다. '마라 맛'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중국 소스 수입량도 급증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소스류는 7만5806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라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우리 식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