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의 근무 환경이 29개 선진국 중 가장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득은 물론이고 임원·관리직 내 여성 비율이 바닥을 기며, 회원국 중 유리천장이 가장 두꺼웠다. 육아휴직 기간은 29개국 중 가장 긴 편이었으나, 사용률이 낮아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두고 영국 이코코미스트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9개 회원국 중 꼴찌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수가 낮을수록 여성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한국은 올해까지 12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27위)을 비롯해 스위스(26위)와 튀르키예(28위)가 한국과 함께 수년째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미국·독일 등도 OECD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북유럽 국가는 일하는 여성에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아이슬란드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대부분의 기준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다. 남녀 소득 격차는 31.1%로, 작년에 이어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관리직 종사 여성 비율도 16.3%로 OECD 평균(34.2%)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12%에 그쳤다. OECD 평균은 33%다.
남성의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한국과 일본이 각각 22주와 31주로 OECD 국가 중 가장 길었으나 사용률은 극히 낮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보다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아울러 한국 여성 다수가 노동시장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사회적 권한 역시 작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