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영주 국회 부의장 입당식을 열었다. 김 부의장이 민주당 측 공천배제 결정에 불복해 지난달 19일 탈당한 지 2주 만이다. 현역 의원 중 22대 총선 공천에 반발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의장은 한국노총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으로 1999년 김대중 당시 새천년민주당 총재에게 발탁돼 '노동계 인사'로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 17대 국회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고, 19대부터 21대까지 서울 영등포갑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달 김 부의장에게 현역의원 하위 평가 20% 대상자로 통보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건넨 '빨간색' 점퍼로 갈아입었다.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영등포갑에 김 부의장을 단수 추천하고, 5선 도전을 지원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김 부의장은 당적을 변경한 자신이 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은 "많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당선이 된다면 진정성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완주 의지를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부의장이 탈당을 선언한 직후 즉각 찾아가 입당을 제안할 만큼 영입에 공을 들였다. 한 위원장은 입당 환영식에서 "그동안 고뇌와 고통을 잘 안다"며 "김 부의장 영입으로 국민의힘이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들께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됐다"고 환영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천 결정 전 당적을 옮긴 사례는 앞서서도 있었다. 민주당 소속 5선 이상민 국회의원은 지난 1월 일찌감치 국민의힘으로 이름표를 바꾸고 대전 유성을 단수 공천을 거머줬다. 지난 총선에서 대전은 민주당이 7석 전체를 석권한 지역이다. 국민의힘으로선 '험지 탈환'을 위한 교두보가 넝쿨째 굴러 들어온 셈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일부 지역으로 쏠렸던 당내 유력 인사들을 전략적으로 배분했다. 앞서 영등포을에 공천 접수한 박민식 장관은 당 요청에 응해 강서을 출마를 확정했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서울 서대문을과 경기 용인갑으로 각각 배치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이번 김 부의장 입당과 이상민 의원 입당 등은 수도권과 중원 외연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도권 필승 전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수도권과 중원 민심 잡기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이날 총선 격전지 전국 순회 일정을 충남 천안에서 시작했다. 그는 "충청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이긴 적이 없다"며 "그런 점을 고려해서 충청권에 먼저 간다. 더 열심히 하겠다"면서 천안시민들에게 구애했다.
한 위원장은 5일 충북 청주시를 방문한 뒤 7~8일에는 경기 수원시와 성남·용인시를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