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몸값이 1조원대로 거론되었던 삼프로TV 운영사 이브로드캐스팅의 코스닥 상장이 불발됐다. '삼프로TV 사업모델 수익성이 불분명하다'는 한국거래소 측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위원회는 삼프로TV를 운영하고 있는 이브로드캐스팅 상장에 대해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해 7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기업가치도 1년 새 4분의 1 토막 났다. IB업계는 2022년 상반기 이브로드캐스팅 기업가치를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불발된 NH스팩25호와 흡수합병할 당시 기업가치는 25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시장에서는 2500억원도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순이익(58억원)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약 43.1배다. 이브로드캐스팅이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제시한 한국경제TV PER이 현재 9.41배로 이브로드캐스팅 대비 약 4분의 1 수준으로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코스닥 재상장이나 인수합병(M&A) 이외에 선택지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브로드캐스팅은 한국산업은행(1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100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60억원), 코오롱인베스트먼트(20억원) 등에서 투자를 받아왔다. 이브로드캐스팅 재무적투자자들(FI)의 구체적인 투자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팩 상장 불발로 FI들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남은 선택지는 직상장 또는 스팩 재상장 추진이지만 쉽지 않다. 회사는 2022년 4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형 증권사들을 상장 주관사단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NH투자증권과 스팩 우회상장을 추진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년 넘게 일한 IPO 컨설팅 보수를 받지 못했다.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까지 스팩 상장에 실패한 상황이라 이브로드캐스팅과 스팩 상장을 도모할 증권사 찾기도 어려워졌다. 이브로드캐스팅 기업가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 기업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