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전남 강진군 대구면 고려청자 도요지 일원에서 개막한 제52회 강진 청자축제가 ‘봄의 서막’을 알리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25일 강진군과 강진군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다소 쌀쌀하고 비바람을 동반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23~24일 이틀간 5만명 가까운 인파가 축제장을 찾아 강진 청자축제 명성을 이어갔다.
24일 오후 4시에는 천년 문화의 정수, K-컬처의 원조 강진 고려 비색청자를 구워내기 위한 ‘화목가마 불지피기’가 진행됐다. 강진원 강진군수와 이호남 강진군축제추진위원장, 김승남 국회의원, 김영록 전남지사를 대신해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 김보미 강진군의회 의장 등이 불을 지펴 축제 개막을 알렸다.
이어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에서도 청자축제 주무대를 꽉 채운 인파 5000여 명은 청자축제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번 청자축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열화와 같은 참여와 체험으로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각종 부스가 북적거렸다.
키즈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봄봄슬라이드, 빙어잡이, 미니열차, 플레이셀라돈 키즈랜드, 청자 코일링, 청자머그컵, 샌딩아트, 청자풍경만들기가 인기를 끌었다.
물레성형과 불멍캠프, 장작패기, 봄봄슬라이드 등에 8000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체험의 소중함을 만끽했다. 전남 무안에서 온 한 부부는 “경기도 용인에 사는 딸과 사위, 두 손녀와 함께 장작패기에 도전해 즐거웠다”며 호기롭게 웃었다.
특히 올해 청자축제에는 어린이를 위한 ‘킬러 콘텐츠’로 싱얼롱쇼인 ‘브레드이발소’를 선보였다. 24일 청자축제 주무대와 강진읍 강진아트홀에서 시간 차이를 두고 공연이 펼쳐졌다. 축제장 주무대에는 3000여 명이 운집했고 강진아트홀 대공연장 800석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근 장흥에서 어린 딸과 함께 왔다는 한 관광객은 “강진에 사는 지인이 좋은 공연이 있다고 해서 왔다”면서 ”아이가 너무 즐거워하고 공연이 끝난 후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도 찍는 등 정말 행복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어린이 프로그램 ‘브래드이발소’와 ‘신비아파트’는 오는 3월 2일과 3일에도 펼쳐진다.
강진 청자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여행사 등을 통해 강진으로 와 고려청자를 살펴보고 고려시대 의상을 입어보며 천년 문화의 정수를 느꼈다.
멕시코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다프네씨(23)는 “말로만 듣던 셀라돈(청자)을 보니 한국 문화의 저력을 알 수 있었다”면서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컬처가 여기서 비롯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함께 온 이집트 출신 유학생 수루씨(27) 역시 연신 엄지척을 하며 서툰 한국어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인플루언서를 하고 있다”면서 “서울로 가면 강진여행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고 했다.
강진군민의 이색적인 축제 참여도 이어졌다. 화훼1번지답게 땅심화훼영농조합법인 회원들이 고려청자가 구워지는 온도인 1300도를 상징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장미 1300송이를 일일이 건네며 환영 인사를 대신했다.
강진 청자축제장은 이와 더불어 청자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명품 청자 판매관 △차와 도자의 만남 △청자와 백자의 만남 △장미와 청자의 만남 등 ‘강진 명품 청자 아웃렛 4종’도 선보여 상당한 판매 실적을 올렸다.
고려청자를 현대에 잇고 친근감 있게 만날 수 있도록 △청자 입체 퍼즐 만들기 △청자 탁본 체험 △청자 도판 체험 △청자 파편 모자이크 등 다양한 체험과 함께 강진 민간요에서 제작한 신상품도 전시됐다. 일부 민간요는 ‘반값’으로 할인하는 행사를 마련해 관광객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VR체험을 비롯해 미디어아트 역시 호기심을 자극해 청자에 대산 관심도를 높였다.
24일 오후 6시에 열린 개막식 축하쇼에는 트로트계 BTS 장민호와 홍진영, 문희옥, 서지오, 현진우 등이 출연해 강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신나는 여흥을 안겼다.
강진 청자축제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도암면 백련사 동백축제도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다. 대부분 버스를 대절해 왔다. 이들은 백련사 동백숲길을 걸으며 호젓함을 느꼈다. 현장사진 인화, 탁본체험, 무료 동백차 시음으로 남녘의 봄을 소소하게 즐겼다.
특히 이번 강진 청자축제는 ‘반값 가족여행’ 접수가 본격 시작돼 향우는 물론 관광객 호응이 커 향후 성공 축제에 얼마나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52회 강진 청자축제와 강진 백련사 동백축제는 오는 3월 3일까지 계속된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청자축제 개막 초반에 비가 오는 등 날씨가 다소 쌀쌀했음에도 5만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아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면서 “반값 강진여행을 통해 경제적으로 부담도 덜고 지급되는 지역상품권으로 강진의 신선하고 다양한 1차 농수축물을 구매해 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강진군은 이어지는 많은 축제를 통해 관광을 이끌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 군민소득 증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