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9회 연속 동결해 올 4월까지 3.5%를 유지하게 된 가운데 일러도 오는 6월까지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오전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금리 인하를 (개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지난달 금통위에서 2월 경제전망이 11월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상반기 피벗은 쉽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실제 이번 수정 전망이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상반기 단행은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3개월 후에도 현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금통위원 5분의 의견은 물가가 현 전망 대로 둔화될 것인지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 주된 배경이 됐다"면서 "나머지 1명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서 물가 압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수 부진에 사전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에서 조기금리 인하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금리 인하 개시 시점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면서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수치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향후 피벗의 가장 큰 변수로 물가 둔화세를 꼽았다. 그는 "물가 수준이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고 물가가 금통위 전망 대로 내려갈지 더 살펴봐야 한다"며 "현재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국가 물가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가 우리 예상대로 가는지 확인하고 가자는 것이 대부분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들 보셨겠지만 지난 한 달 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둘러싸고 시장 변화가 얼마나 많이 있었나"라며 "그에 비해 한국은 시장과 한은 간 소통이 훨씬 잘 됐다"고 자평했다. 이 총재는 다만 "국내 물가 둔화세가 선형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물가 추세가 예측대로 가는지 확인한 이후에야 금리 방향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오는 5월 전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