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연초부터 채선주 ESG·대외정책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잇따라 사우디를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모색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3월 4~7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 말함에서 열리는 정보기술(IT) 박람회인 'LEAP(Leading Edge Arab Platforms)'에 참가한다. 이번 행사 참가는 지난해 10월 네이버 사옥 '1784'를 방문한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정보통신기술부 장관 초청으로 이뤄졌다.
네이버는 별도 부스를 차려 데이터센터 '각 세종' 등 네이버의 첨단 기술력이 접목된 공간 등을 소개하고, 인공지능(AI)·로보틱스·클라우드 등의 주요 기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알릴 계획이다. 채 대표를 비롯해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센터장 등이 박람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석 대표는 행사 둘째 날 기조연설도 한다. 구체적인 주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간 네이버가 사우디에서 선보여 온 AI·디지털트윈·로보틱스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이들이 스마트시티 구축 등에 어떤 역할을 할 지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경영진은 앞서 지난 1월에도 사우디를 방문해 현지 관계자들과 회동했다. 석 대표는 킹압둘라과학기술대학(KAUST)에서 열린 'WEP(Winter Enrichment Program) 워크숍'에서 기조연설도 했다. 이 자리에서 네이버가 보유한 주요 기술들을 소개하고, '팀 네이버'의 향후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밝혔다.
네이버와 사우디 간 관계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시작해 점차 밀접해지고 있다. 당시 네이버는 국토교통부 사우디 순방단 일원으로 참여해 현지 정부에 자사 기술을 소개했다. 이후 사우디 정보 고위 관계자들이 꾸준히 1784를 방문해 이곳에 적용한 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 등을 직접 살펴보고, 최수연 대표 등 네이버 경영진과 만났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엔 사우디 정부와 1억 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계약을 맺었다. 리야드·메카·제다 등 사우디 주요 5개 도시를 대상으로 향후 5년간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네이버는 앞으로 사우디는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지역에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사우디 정부가 진행 중인 초거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관련 사업 수주에 회사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중동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적 성과를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리야드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사우디 현지 사업을 관리하고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해 왔다. 업계에서는 그간 사우디를 수차례 방문하며 정부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쌓은 채 대표가 사우디 법인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