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새로운미래와 국민의힘 탈당파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간 '제3지대' 통합이 20일 좌초됐다. 4월 총선 주도권을 두고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통합 선언 11일 만에 이 전 총리가 통합을 철회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가 '진짜 민주당'을 강조한 것은 현재 '이재명 사천 논란'으로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는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이탈하거나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이들이 새로운미래를 구심점으로 모인다면 제3당 돌풍도 노려볼 수 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최우선적으로 '하위 20%' 통보를 받은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접촉해 '세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실제 기자회견에 동행한 김종민 의원은 "어제오늘 많은 분들과 통화했고 상황이 심각하다"며 "그분들이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같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자세한 건 저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현재 공천 작업을 둘러싸고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으로 나뉘어 연신 파열음을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전날 자신이 '하위 20%' 통보를 받은 것을 공개하며 "모멸감을 느꼈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박용진‧윤영찬 의원 등도 입장문을 발표하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군가는 하위평가를 받아야하고, 하위평가를 받은 분들은 불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온전히 책임지고 감내하겠다.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