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이른바 '용산 출신'이 전원 배제되면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줄곧 강조해 온 '이기는 공천'이 효과를 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6차 공관위 회의를 진행하고, 전날 면접을 마친 서울·광주·제주 공천 신청자 중 권영세·배현진·조은희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25명에 대한 단수 공천을 의결했다. 서울 지역구가 19곳, 광주 5곳, 제주는 1곳이다.
총선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 벨트'에서는 용산(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광진갑(김병민 전 최고위원), 광진을(오신환 전 의원), 동작갑(장진영 전 당협위원장), 동작을(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동을(이재영 전 의원) 등 6곳이 우선 확정됐다.
이 외에 서울 지역구에서 송파을(배현진 의원), 서초갑(조은희 의원), 송파갑(박정훈 전 TV조선 앵커)을 비롯해 서대문갑(이용호 의원), 동대문을(김경진 전 의원), 강북갑(전상범 전 판사), 도봉갑(김재섭 전 비대위원), 도봉을(김선동 전 의원), 강서갑(구상찬 전 의원), 강서병(김일호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구로갑(호준석 전 YTN 앵커), 구로을(태영호 의원), 관악갑(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등이 단수 공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지역에 단수 공천을 결정한 것은 각 후보자들에게 충분한 본선 준비 시간을 주고, 경선 과정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빠르게 공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빨리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열심히 나서야 승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수치가 명확하게 나와 단수 공천 결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도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배치해 총선에서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낮추려고 한 것"이라며 "강남 쪽은 나경원 전 의원을 앞세우고, 강북은 권영세 의원을 앞세워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자천타천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 후보'로 불린 이들은 전원 단수 추천에서 탈락했다. 정 위원장은 "용산에서 왔는지 당에서 왔는지는 관계없이 헌법 가치에 충실한, 실력 있는 분을 기준으로 (공천 대상을) 정했다"며 "시스템 공천으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 누가 승리 가능성이 높은지 눈에 들어왔다. 공관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도 "한 위원장이 자신이 언급해온 '이기는 공천', '명분 있는 공천'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잡고 끌고 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