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툰 플랫폼들이 지난해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K-콘텐츠의 힘을 과시했다. 양사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해외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분석 서비스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해 전 세계 비게임 앱 매출 7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픽코마는 2021년 매출 6위에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비게임 앱 매출 상위 10위권에 든 이후 3년 연속 10위 안에 들게 됐다. 만화 앱으로만 따지면 전 세계 매출 1위다.
지난해 픽코마보다 순위가 높았던 비게임 앱은 6개뿐이었다. 1위는 틱톡, 2위는 유튜브가 각각 차지했다. 그 뒤를 디즈니플러스, 틴더, 구글 원, HBO 맥스가 이었다. 틱톡·유튜브·틴더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하고, 디즈니플러스와 HBO 맥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화 앱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네이버웹툰 역시 지난해 고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은 비게임 앱 매출이 상위 10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선전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발휘했다.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웹툰은 인도네시아(8위), 대만(9위), 태국(9위) 등에서 비게임 앱 매출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자회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라인망가는 일본에서 픽코마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랐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이 전년보다 9% 증가한 444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1조7857억원에 달한다. 일본 라인망가의 웹툰 '입학용병'은 연 거래액 10억엔(약 90억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라인망가와 이북재팬(라인디지털프론티어 전자책 업체)의 일본 내 합산 거래액은 픽코마와 마찬가지로 1000억엔을 돌파했다.
지난해 괄목할 만한 글로벌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한 양사는 내친 김에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네이버 자회사 중에서는 첫 기업공개(IPO) 사례인 만큼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픽코마 역시 수년 전부터 일본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발 사법 리스크로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IPO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