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나문희 배우가 오랜 우정과 사랑을 지켜가는 방법

2024-02-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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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중에 ‘객지 벗도 사귈 탓’이라는 속담이 있다. 객지에서 오래 함께하지 않는 친구라도 정이 깊은 정도에 따라서 형제처럼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영화 ‘소풍’을 보면서 이 속담이 떠올랐다. 사돈 지간이자 오랜 고향 친구인 금순(김영옥)이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오자 은심(나문희)은 금순과 함께 고향인 남해로 떠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면서 잊고 지냈던 추억을 하나둘씩 떠올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금순과 은심은 인생의 마지막 소풍을 떠난다. ‘소풍’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부모 세대들에게는 그동안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영화를 통해서 우정을 보여주는 나문희 배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문희 배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나문희 배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영옥 배우와의 우정이 느껴지는데 김영옥 배우와 함께해서 더 편했을 것 같다
-김영옥 배우와는 함께해도 긴장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김영옥 배우에게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던 거다. 

김영옥 배우가 안 한다고 했으면 어떻게 했을 건가
-처음에는 김영옥 배우가 안한다고 했었다. 나는 영옥 언니가 안 했으면 안하려고 했다. 그래도 나와의 오랜 인연을 생각해서 함께 해준다고 해줬다.

우정을 지켜나가는 법이 있나 
- 사람은 별 게 아니다. 친해도 조심할 건 조심하고 필요할 때는 함께 있어준다.

나문희 배우님의 매니저 부인이 이 영화를 썼다고 들었다
-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 사람이 정하는 건 믿음으로 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었지만 매니저가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나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뭔가
- 김용균 감독님이 만든 작품들을 봤는데 너무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더 올인하게 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 나는 어렸을 때 배가 고팠기 때문에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계속 파고들다 보니까 40대쯤에 인생의 요술봉 같은 게 나왔다.

이번 영화에서 10대 배우가 아역으로 연기했는데 호흡은 어땠나
- 어느 누구도 늙은 배우가 16살을 연기 할 수는 없는데, 그 나이에 맞게 잘 연기를 해줘서 좋았다.

이 영화가 특별하게 차별점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뭔가
- 우리 나이가 되어야만 그 연기를 할 수 있다. 내 삶을 카메라로 찍은 것 같았다. 다른데에서는 볼 수 없는 진한 인생과 현실을 카메라로 담아낸 것이다.

영화 속 상황에서 공감한 부분은 뭔가
- 나는 딸만 셋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아들이 없어서 큰 걱정이었다. 근데 이 영화를 보니까 아들이나 딸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노년의 고충이 담겨있는데 어떤 마음이 들었나
- 난 사실적인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인물을 표현하려면 인물과 가까운 걸 놓치지 않으려고 몰입하기 위해서 현장에 미리 가있는다. 연기자는 적당한 용기가 있어야 된다. 될 수 있으면 나한테 닥친 걸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한다.

네컷사진 등 젊은이들에게 유행인 문화를 접했는데 어땠나
-누가 조금 도와줘서 했다. 앞으로는 기계와 같이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모든 노인들이 걱정이 많아서 움직이지 못하는데 살아있는 동안에는 움직이면서 많은 걸 경험해야 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은심이라는 캐릭터가 아들에게 퍼주는 역할이면서 내가 아들을 욕하는 건 괜찮지만 남이 아들을 욕하는 건 싫어하는 걸 보면서 보편적인 어머니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공감하고 되도록 연기를 할 때 보편적인 걸 연기하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인간극장’ 등의 프로그램을 보는 편이다.

촬영하면서 어땠나
- 감독님이 중요한 씬은 나중에 찍는 걸 보면서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이런 면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에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비결은 뭔가
- 배우가 건강하고 연기를 할 수 있으면 기회는 얼마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유지하려고 집에서 운동을 많이 한다. 

임영웅 공연을 통해서 더 빠져들었다고 들었다
- 임영웅 씨의 인기가 엄청나더라. 근데 공연을 보니까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 

임영웅 공연에서 사연을 남기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편지를 썼는데 선택이 됐다. 선택이 되고 너무 기뻐서 일어나서 손을 흔들었다.

'거침없이 하이킥' 호박고구마 짤이 아직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어떤가 
- 너무 감사하다. 얼마 전에 12살 손자가 친구들에 준다고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해줬다.

이 영화를 젊은 세대에게 소개를 하면 뭐라고 할건가
- 이 영화는 세 노인이 주인공인데 어떤 사람도 표현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철이 안든 사람은 꼭 봐야 된다. 모든 세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인생이 얼마나 길고 힘든가를 알 것 같다. 보면서 드는 느낌이 많을 것 같고 더 많은 준비를 할 것 같다.

배역은 어떻게 정해졌나
-나는 처음에 금순이를 해도 좋다고 했다. 김영옥 씨가 다른 드라마에서 무거운 역을 해서 은심이를 해봤으면 했는데 제작진 측에서 내가 은심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문희 배우가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나문희 배우가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소풍'을 비롯해서 윤여정 배우가 출연한 '도그데이즈' 등 원로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어떤가 
- 나는 윤여정 씨 팬이다. 그 사람의 장점이 엄청 많다. 그런 배우들이 활발하게 해야 우리도 기운이 난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캐스팅 제안이 오면 어떻게 할건가
- 어떤 감독님이 외국에서 우리나라 교포 작품을 한다고 제안이 왔는데 너무 좋다고 했다. 말은 안통해도 나한테 주어진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거다. 

존엄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사는 날까지는 열심히 살아야 된다. 하늘에서 주신 건 정말 열심히 살아야 된다. 비관적인 생각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야 된다. 함부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에 죽음의 기로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건가
- 병원에서는 이 사람이 회복이 될지 안될지 알 것 같다. 회복이 안될 때는 연명치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픈 몸을 한 없이 견딜 때가 지옥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는 버티고 안되면 지옥에서 나와서 해방됐으면 좋겠다. 

영화를 찍고 난 후 남편에 대한 빈자리를 느낀 건 없나
- 이 영화를 찍을 때 집에 오면 남편이 사랑한다고 해줬었는데 영화를 찍고 오니까 상황이 안 좋더라. 그래도 작품을 다 찍고 더 사랑할 시간이 주어졌다. 사랑은 미워하는 마음 없이 사랑만 할 때 진정한 사랑이 생기는 것 같다.

 
 
 
나문희 배우가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나문희 배우가 전하는 메세지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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