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사, 통신 미래 먹거리 ‘6G·생성 AI’ 경쟁력 알린다
MWC 2024에서는 통신업계의 디지털 비전과 AI 미래, 새로운 산업 경계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기술 전문가들을 키노트(기조연설) 연사로 내세우고, 행사장에 따로 개발 부스를 마련하는 등 각사의 미래 통신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사장단과 함께 MWC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MWC 2024 발표 세션에는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부 부사장뿐 아니라 박명순 인프라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담당 부사장과 나민수 6세대 이동통신(6G) 개발팀장을 전진 배치한다. 이들은 유 대표가 강조하는 AI 피라미드 사업과 함께 6G·오픈랜 준비 상황을 전 세계에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SKT는 따로 마련한 부스에서 ‘6G시뮬레이터’ 연구 결과를 전시한다.
오 CTO는 MWC 2024 둘째 날 열리는 ‘GTI 서밋 2024’ 세션에서 통신사업자로서 미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생성 AI를 활용한 KT 미래 혁신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통신과 AI를 결합한 혁신 사업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AI 풀스택 전략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 AI는 MWC 2024에서 국내외 글로벌 통신사들이 가장 심도 있게 다루는 분야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최근 생성 AI는 글로벌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게 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분야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가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가치가 15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TI 서밋 2024에는 KT 오 CTO뿐 아니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소마 벨라유탐 엔비디아 AI·통신 총괄, 매츠 그랜리드 세계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사무총장 등이 키노트 연사로 함께한다. 전 세계 주요 이통사와 생성 AI 업체 CEO·C레벨 임원이 직접 미래 전략을 발표하는 중요 행사다.
LG유플러스는 양사와 달리 부스를 따로 마련하지 않는다. 과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할 때는 LG전자가 부스를 차리면 일부를 사용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후 MWC에 따로 부스를 차리지 않고 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황현식 대표가 참석하고 직접 글로벌 통신·AI 업체들과 기술협력 등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中 스마트폰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폴더블폰·롤러블폰 공개 일제히 예고
지난 1월 'CES 2024'에 불참했던 중국 주요 업체들은 MWC 2024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올해도 샤오미·레노버·아너 등 중국 업체들이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 등 각종 기기들을 일제히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폴더블폰·롤러블폰 등 수준 높은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도 이번에 공개될 전망이다.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맞대결할 중국 스마트폰의 면면이 주목된다. 샤오미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만 지난해 11월 출시된 플래그십폰 '샤오미 14' 시리즈의 글로벌 출시를 MWC 기간 진행한다. 샤오미 14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했고, 일부 기종은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보다 높은 16GB 램(RAM)을 장착하며 기기 성능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샤오미 14 시리즈의 최고급형인 '샤오미 14 울트라'의 출시도 이뤄질 전망이다. 샤오미는 오는 25일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고 이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테크노는 자사의 첫 롤러블(돌돌 마는) 스마트폰인 '팬텀 얼티메이트'를 MWC에서 공개한다. 기본적으로 6.55인치의 전면 디스플레이가 옆으로 확장되며 최대 7.11인치까지 늘어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양산 시점은 명확히 특정하지 않아 콘셉트 제품을 선보이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MWC에서는 모토로라가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전시한 바 있다.
중국 이외 업체 중에서는 '투명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영국의 낫싱(Nothing)에 시선이 쏠린다. 낫싱은 이번에 첫 중저가 스마트폰인 '낫싱폰 2a'를 선보일 전망이다. 특유의 투명 후면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보급형 칩셋 활용을 통한 가격 인하로 보다 많은 이용자를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MWC에서 다시 한번 이를 선보일 방침이다.
MWC에서 논하는 미래…중심은 단연 'AI'
MWC 주관사인 GSMA는 올해 MWC의 메인 주제를 '미래가 먼저다(Future First)'로 정했다. 주요 테마로는 △5G와 그 너머(5G and Beyond) △모든 것을 연결(Connecting Everything) △인간화된 AI(Humanising AI) △제조업 디지털전환(Manufacturing DX) △게임체인저(Game Changers) △우리의 디지털 DNA(Our Digital DNA) 등 6가지를 선정했다.
이를 종합하면 올해 MWC의 키워드는 결국 'AI'로 귀결된다. 5G와 6G 등 초고속 통신망은 AI가 다양한 방식으로 실생활에 적용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로 꼽힌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 역시 AI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창출 방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해왔다. 각 업체들이 구상하는 미래 청사진을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일제히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는 생성 AI 붐을 타고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해였는데, 이것이 앞으로 어떤 서비스·솔루션 등에 활용될 수 있을지 다양한 사례들이 공개될 전망이다.
GSMA 장관급 프로그램 내 세션인 '책임 있는 AI: 윤리적 나침반을 따르다' 강연 세션도 주목할 만하다. AI의 급격한 발전 속 AI 윤리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 관계자와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글로벌 AI 윤리 방향성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최근 EU가 AI 규제법에 최종 합의하는 등 AI 윤리 관련 이슈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MWC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업체들도 올해 MWC에 다수 참석한다. 코트라(KOTRA), 창업진흥원, 한국무역협회 등이 스타트업들을 이끌고 MWC 현장에 부스를 차릴 예정이다. MWC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에 MWC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은 150곳에 육박하는데 이 중 대다수가 스타트업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스페인으로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