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재도전한다. 연내 상장을 성공리에 끝내고 확보한 자금으로 영업을 강화해 테크 리딩 뱅크로 도약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2022년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시장의 평가가 기대 기업가치였던 7조원에 훨씬 못미치는 4조원에 머물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눈높이를 5조원 이상으로 낮춰 지정감사인 신청,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BIS 비율이 하락세인 케이뱅크에 IPO를 통한 자본확충은 필수다. 2021년 3월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19.82%까지 올랐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BIS비율이 2022년 말에는 13.94%, 지난해 6월엔 13.54%, 9월 말엔 13.91%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위해 권고하는 BIS비율 13%에 근접해진 셈이다.
'테크 리딩 뱅크' 외친 최우형, 금융·IT·재무 전문가
최 행장은 사실상 금융권에서는 보기 힘든 '금융, IT, 재무'를 아우르는 전문가다. 케이뱅크가 당면한 경영 과제인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차별화하면서 동시에 IPO까지 풀어낼 적임자인 셈이다. 최 행장은 경영승계 절차에 후보군으로 속해 두 달간 자격 심사와 경영 능력 평가, 인터뷰를 거쳐 행장에 올랐다. 2000년에는 엑센츄어컨설팅 이사, 2004년 삼성 SDS 금융컨설팅·개발팀 상무, 2016년 한국 IBM 상무로 발돋움했다. 금융과 IT를 접목해 은행권 IT 전환 컨설팅과 시스템통합(SI), 금융 AI 등 차세대 금융 사업을 주로 추진했다. 2018년부턴 BNK금융그룹 디지털&IT부문장(전무)를 역임했다. 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수립했으며 국내 최초로 금융사 빅데이터 플랫폼의 클라우드 전환을 주도하고 영업점과 본점 업무에 로봇업무자동화(RPA)를 적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익성 강화는 숙제…최 행장 "우리의 재도약은 성공할 것"
케이뱅크가 IPO에 앞서 가장 해결해야 할 숙제는 수익성 강화다. 지난해 3분기 케이뱅크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쳐 3분기에 1234억원을 올렸다. 이자이익은 1156억원을 기록해 전년(1008억원) 대비 14.7%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78억원으로 작년 3분기 5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1460% 뛰었다.영업이익 급증에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작년 동기(256억원)와 비교해 48.4% 줄어든 132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약 63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또하나 눈여겨 볼 점은 '이익 창출력'이다. 은행의 이익 창출력을 나타내는 재무지표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인데 지난해 3분기 케이뱅크의 ROA는 0.27%, ROE는 2.76%다. 1년 만에 각각 0.38%p와 2.69%p 하락했다. 두 지표가 하락했다는 것은 이익 창출력이 그만큼 둔화됐다는 의미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케이뱅크는 수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신규 고객 모집에 주력하면서 영업력을 늘리고 있다. 수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일 신규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연 10% 금리의 파격적인 적금 특판을 실시했다. 해당 특판 상품은 당초 2주간 판매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하루 만에 한도가 소진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이외 고금리 이자와 구독료 혜택 등을 제공해 생활통장 가입자 1000만명 돌파, 연 2.3% 금리 파킹통장 가입 한도 대폭 확대, 모임통장 내 적금 기능 최고 연 10% 금리 적용 등 영업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 행장은 "상황이 쉽지 않겠지만 모두의 힘과 의지를 모은다면 고객을 향한 우리의 재도약은 성공할 것"이라며 "구성원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고 실행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