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마침내 시련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5명은 소프트뱅크그룹이 회계연도 3분기(10~12월)에 3730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9701억엔(약 9조5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난 몇 년 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등 고금리가 뉴노멀이 되자,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위워크의 파산으로 지난해 회계연도 2분기(7~9월)에는 9311억엔(약 8조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ARM은 지난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후 주가가 40% 넘게 올랐다. 회계 규정상 ARM의 가치 상승은 소프트뱅크그룹의 순익에 반영되지 않으나, 투자 회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순자산가치(NAV)에는 포함된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그룹의 NAV는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인 1210억 달러(약 160조5600억원)를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ARM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에 주당 77.47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커크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가장 좋은 점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우리의 NAV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투자자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가치 상승이 AI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리바바 주식을 대거 매도한 바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소프트뱅크그룹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지난 수개월 간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소프트뱅크의 NAV에서 ARM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두 번째 비전펀드가 여전히 손실에 허덕이고 있는 점, ARM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큰 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