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도요타·렉서스·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196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1월 판매량인 910대보다 115.5%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도 작년 1월 5.6%에서 올해 15%까지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계(7.3%)를 제치고 독일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도요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총 998대를 팔아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에 이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차는 2010년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1년 1만8936대던 판매 대수가 2018년 4만5253대로 2.3배 증가했다. 2018년 당시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18.7%를 일본산 차량이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2019년 노 재팬 운동이 불거진 이후 판매량은 추락했다. 2020년 2만564대, 2021년 2만548대 판매에 그쳤다. 2022년부터 노 재팬 영향이 사그라들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는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2만3441대로, 전년 판매량인 1만6991대 대비 약 38% 증가했다. 일본차 불매 이전으로 판매량이 회복한 것이다.
일본 차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차 브랜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 이후 하이브리드차는 높은 연비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브랜드는 특히 연비가 높고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도요타 자회사의 디젤엔진 출력시험 허위 조작 등 품질인증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재팬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요타자동직기, 다이하쓰, 히노자동차 등에서 품질 부정 이슈가 연이어 터지며 '도요타 쇼크'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디젤엔진 개발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도요타자동직기가 품질인증을 위한 출력시험 등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한편 지게차용 엔진 배기가스 시험 부정 논란도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도요타의 경차 부문 자회사인 다이하쓰의 경우 1989년부터 64개 차종에서 총 174건의 품질 부정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요타는 이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올해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 대세가 이어지면 일본 브랜드를 찾는 수요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신차 출시 시점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