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모드' 파월 "인하 시기 온다…3월은 아냐"

2024-02-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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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2%로 지속 둔화 확신 얻고 싶어"

올해 중순부터 3차례 인하 가능성 시사

"지역은행 위기, 2008년 때와 달라…지정학 우려 요소"

대선 앞두고 도마 위 "청렴 중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4일(이하 현지시간) “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온다”면서도,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에 안착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력한 고용 시장, 지정학적 긴장 등을 감안해 피벗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하 시기 온다···3월은 아냐”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된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신중해야 할 점은 시간을 두고 경제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로 내려가고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경제는 좋은 위치에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확신을 더 갖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해 12월 제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3차례에 걸쳐 총 7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내 생각엔 그간 사람들(FOMC 위원들)이 자신의 예측을 크게 바꿀 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12월 점도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시장이 기대하고 있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FOMC 참석자 대부분이 올해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원회가 7주 뒤인 3월 (FOMC) 회의 때까지 그 수준의 확신에 도달할 것 같진 않다"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중반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본 시나리오’라고 밝히며 “우리는 12개월 단위로 인플레이션을 살펴본다. 작년 첫 5개월은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 발언이 올해 중순에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무너졌다. 지난 2일 공개된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35만3000명이나 증가하며 예상치(18만5000명 증가)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파월 의장 역시 이날 인터뷰에서 “고용 시장이 여전히 매우 매우 강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과 같은 고통은 실제로 없었다”며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지역은행 위기, 2008년 때와 달라···지정학 긴장 우려 요소"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보다 지정학적 혼란을 우려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두 개의 전쟁' 및 ‘아시아에서의 잠재적인 문제’ 등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막대한 손실로 지역은행 위기 가능성이 다시 부상한 것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리먼브러더스 등 주요 은행 파산으로 경기 침체가 발생했던 2008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미래에 관해 언급하는 데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선을 앞두고 도마에 오른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렴은 매우 귀중하며, 결국에는 그것이 전부”라며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내가 최선을 다했고 올바른 이유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파월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파월 의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돕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엘레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파월 의장에게 서신을 보내 금리를 낮출 것을 촉구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정치적 사안에 대한 발언은 자제하면서도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 민주주의와 경제, 안보의 지원 및 수호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국가였다"며 "이는 미국에 막대한 이익을 줬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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