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 (2024년 2월 5일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지만 전체의 77% 품목 물가가 1년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세로 기름값만 떨어졌을 뿐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비 부담은 더 커졌다는 것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351개(77%)에 달했다. 지난해 8월부터 3%대 상승률을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2.8%를 기록했다. 상승세 둔화에 가장 기여도가 큰 품목은 석유류와 공공요금 기저효과였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물가가 전년 대비 5.0%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렸다. 전기·가스·수도 물가 역시 공공요금 동결 영향으로 전체 물가에 0.19%포인트 기여했다. 반면 과일 가격 상승과 겨울철 한파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농산물 중 파(60.8%)를 비롯해 사과(56.8%)·토마토(51.9%)·복숭아(48.1%)·배(41.2%) 등의 상승 폭이 컸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소금(20.7%)·설탕(20.3%)·당면(17.1%)·초콜릿(13.9%)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서민 생활과 밀접한 택시(18%)와 시내버스(11.7%), 도시철도(10.9%) 요금도 상승했다. 찜질방이용료(10.8%)·목욕료(10.4%) 역시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역난방비 역시 12.1% 뛰며 서민 가구 부담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중동발 고유가 불확실성, 설 명절 변수 등 물가를 끌어올릴 외부 요인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정부가 신속하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 안정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고물가로 인하여 갈수록 얇아지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가계 구매력 저하를 낳고 우리 경제를 더욱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 정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