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특별법도 교통망 연결도 일산 지역 집값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산 서구 집값은 전국 시군구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월간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 서구는 11.01% 떨어지며 지난해 전국 시군구 기준 2번째(1위 부산 해운대구 11.07% 하락)로 하락 폭이 컸던 지역으로 집계됐다. 일산동구 역시 6.82%(하락 폭 20위)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일산과 같이 언급되는 1기 신도시 성남시 분당구(-0.96%)와 비교하면 하락세는 더 눈에 뛴다. 일산 서구와 동구는 올해 들어서도 각각 0.56%, 0.63%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들어서도 하락거래는 이어지고 있다. 서해선 연장 수혜 받는 백마역 인근 백마4단지 전용 101㎡의 경우 지난해 9월 7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1월 6일 6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8000만원 빠졌다. 백마6단지 전용 84㎡ 또한 1월 7일 5억원에 거래됐는데 11월 5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3000만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두 아파트는 준공된지 30년이 넘어 재건축을 추진할 수도 있는 단지들이다.
비교적 신축인 일산에듀포레푸르지오(2018년 준공) 또한 최근 하락했다. 일산에듀포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3억9000만원 팔렸는데 직전 거래(4억5000만원)와 비교하면 6000만원 빠진 것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일산 집값 하락 이유는 비슷하거나 입지적으로 조금 나은 지역에 공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양 창릉 신도시가 개발 예정이며 최근 인천 검단 등에도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급등하는 건축비 등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입지와 사업성에 대한 수요자들의 평가가 꼼꼼해지고 있다. 특례보금자리 등 저리의 정책대출 또한 중단되며 수요자들의 자금력 또한 줄었다. 아울러 일산 주변에는 신축 공급이 이어지며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창릉신도시 규모는 3만8000가구에 달할 예정이며, 북쪽엔 10만가구 규모 파주운정·교하신도시가 위치했다. 고양시 덕양구 등에도 신축 주택 공급은 이어지고 있다.
서진형 교수는 이어 "일산은 수도권의 베드타운 역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1기 신도시 중 강남권과 가장 떨어져 있기에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망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은 하락하고 있지만 GTX-A노선(예정)과 신도시특별법 등으로 인한 재건축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 집주인들 호가 낮추지 않고 있다. 2022년 일산에 집을 매수한 김 모 씨는 "당시 신도시특별법 등 호재를 근거로 매수를 진행했었는데 매매했던 가격의 20% 정도가 빠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GTX와 재건축 호재가 있기에 가격을 낮춰서 팔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