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주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개시했다. 이번 공습에 대한 이란의 반응이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대응-맞대응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4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S)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와 연계된 85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습은 바이든 행정부의 미군 사망에 대한 첫 대응”이라며 “조만간 미군의 추가 군사작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공습은 이란 내부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중동 분쟁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이 작전지휘통제센터, 로켓, 미사일, 드론 등 무기 보관 창고는 물론, 물류 및 군수품 공급망 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4곳, 이라크 3곳 등 7개 지역의 85개 이상의 목표물을 겨냥했다.
미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인 더글라스 심스 중장은 이번 공격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장 세력이 사망한 지는 확실치 않으나, 공습이 단행된 시설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공습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국영 언론은 미국의 공격으로 인해 시리아-이라크 국경 지역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습으로 친이란계 무장 세력 1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라크군은 이번 공습이 중동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은 이라크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이라크 정부의 노력을 약화하고, 이라크를 포함한 이 지역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라크 측 성명과 관련해 "우리는 공격에 앞서 이라크 정부에 고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주 요르단에서의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공격에 사용된 드론이 이란이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것이 우리 대응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중동에서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과 나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복 공격에 앞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은 TV연설을 통해 “이란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부의 위협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요르단 공격 이후 이란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음 단계를 주시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동 고문이었던 제임스 제프리는 “핵심 질문은 우리가 이렇게 함으로써 다음에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이란을 공격할 것이란 신호를 이란에 보냈냐는 것”이라며 “그것이 이란을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번 보복이 충분했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인 수잔 디마지오는 “맞대응의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은 환상”이라며 “외교적 해결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