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의 이번 계획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밝힌 ‘판교+20 프로젝트’와 병행 추진될 것으로 보여 기대가 높다. 김동연 표 ‘판교+20 프로젝트’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66만㎡(20만 평)의 창업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제1·2 판교 테크노밸리의 연매출액은 168조 원 정도다. 인천, 부산의 GRDP 104조 원을 능가할 정도로 글로벌 R&D 특구로 유명하다. 하지만 늘어나는 업무공간 수요를 감당치 못하는 단점이 있다. 거기에 도시활력시설 부족으로 주말·야간 공동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이번 ‘제3판교 테크노밸리’ 구축사업은 이를 보완하면서 또 다른 판교의 신화를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3판교 테크노밸리는 2021년에 첫 삽을 뜬 ‘성남금토 공공주택지구’ 내의 자족 용지에 7만 3000㎡의 부지에 연면적 50만㎡의 규모로 사업비 1조 7000억원을 들여 조성한다, 2025년 착공해 2029년 준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계획이 주목받는 것은 이런 ‘하드웨어’뿐 아니라 특별한 주제의 ‘소프트웨어’를 갖춘다는 사실이다.
주(住) 분야는 판교의 높은 집값으로 인해 직장과 주택이 분리되는 청년들을 위해 제3판교테크노밸리 전체 연면적의 15%에 해당하는 7만 5000㎡ 공간에 공공기숙사 1000호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20~30㎡ 내외의 다양한 형태로 설계하고, 식사 서비스, 공유 라운지,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고사양의 기숙사로 공공이 조성해 저렴하게 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락(樂)은 직장과 주거에 이어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도는 기존 1·2판교에서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퇴근 시간 이후의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이 소통과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휴식공간, 워라밸파크, 메타광장, 각종 근생시설, 스포츠콤플렉스 등 다양한 도시활력 기능을 계획했다.
마지막 학(學) 분야는 첨단학과 대학교 유치이다. 제3판교에 대학이 들어서면 안정적으로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기존 근로자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재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기업 수요형 R&D 활성화에 따라 대학과 기업연구소 간 인적교류와 선도기술 개발 등이 활발히 전개되는 등 기업은 경쟁력이 강해지고, 청년은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판교를 국내산업은 물론 각종 혁신의 ‘심장’으로 키우겠다는 김 지사 다운 발상이 돋보이며 기대된다. 4가지 주제는 우수인재 유치와 근무의 안정성, 삶의 질 향상, 전문성 강화라는 선 순환을 위해선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따라서 이런 계획이 추진될 경우 ‘제1.2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공 신화를 이어 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판교의 상전벽해(桑田碧海)를 통해 경기도 신산업클러스터 완성을 추구하는 김 지사의 원대한 계획이 성사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