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긍정 평가가 과반인 52%를 기록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p)나 급등했다. '김건희 리스크'의 영향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여권 지지층의 비토 정서가 '한동훈 지지'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1월 4주) 기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는 31%에 그쳤다. 직전 조사 대비 1%p 내린 수치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도는 1월 2주 33%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하락세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 중 '김건희 여사 문제'가 상위권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위원장에 대해서는 52%가 긍정 평가했고, 40%는 부정 평가했다. 한국갤럽은 "김기현, 이준석 등 전임 당대표들보다 좋게 평가됐고, 긍정률 기준으로만 보면 2012년 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평가와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89%는 한 위원장을 긍정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35%가 긍정 평가한다고 답했고, 59%는 부정 평가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주 연속 36%를 유지해 박스권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2%p 올라 35%로 집계됐다. 정의당은 지난주와 동일한 2%, 무당(無黨)층은 4%p 하락한 22%를 기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여권 지지층 내 실망감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 여론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31%라는 건 여권 핵심 지지층만 결집했다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까지 감싸는 모습으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인식이 여권 지지층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이라는 대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이번 여론조사 결과"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 구도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는 당위성이 확인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불통 문제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이 누적된 결과"라고 평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를 기록했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