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결정 앞두고 고심하는 금융지주…배당금 하락 가능성

2024-01-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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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금융지원 등 예상 외 지출 커…성과급 깎인 임직원 반발도 우려

금융권 주주환원 강화 강조…행동주의펀드도 주주환원율 확대 요구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작년 경영 실적에 대한 배당금 규모를 놓고 금융지주사들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에서 2조원 이상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등 위험이 고조되면서 전체 금융권이 대손충당금 확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작년 1~3분기 분기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1주당 KB금융 1530원, 신한금융 1575원, 하나금융 1800원, 우리금융 360원이었다. 2022년에도 분기배당제를 시행했던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전년 같은 기간(KB금융 1500원, 신한금융 1200원)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 관련 지출액을 작년 4분기 기준으로 회계처리 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각 금융지주의 결산배당 셈법이 복잡해졌다. 민생금융지원은 은행에서 지출하지만 모기업인 지주사 당기순이익과 이익잉여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의 10%에 해당하는 민생금융지원 지출이 은행으로서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게다가 올해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금융환경을 살피면 금융권이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금융지주사가 배당을 마냥 보수적으로 가져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주주환원 강화를 스스로 천명했고,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환원율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실적과 상관없이 주주환원율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 금융지주사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올해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부동산 PF 위험이 가시화하면서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H지수 ELS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가 최대 6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등의 판단에 따라 은행이 이 중 일부를 보상해줘야 한다면 그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을 강조한 만큼 주주환원율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일부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1주당 배당금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지주는 내달 이사회를 통해 결산배당 여부와 규모를 정한 뒤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확정할 전망이다. 재작년 1주당 배당금은 KB금융 2950원, 신한금융 2065원, 하나금융 3350원, 우리금융 113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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